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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세상] 당신은 복수를 꿈꾸는가 사이트 유지 자구책 뛰어넘은 사이버재판… 사회적 생명력에 치명타 안길 수도
통신, 인터넷 동호회들이 이 가상사회의 초기형태이고, 리니지 등 컴퓨터게임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특히 유리도시(gcity.co.kr)라는 가상공동체 사이트에서는 문자가 아닌 시각적 이미지에 기반한 공동체를 만들어, 우리가 상상하는 가상사회에 좀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나의 생김새와 스타일을 대신 표현하는 아바타(분신, 가상인간)가 표정, 동작까지 연출하면서 근사하게 그래픽으로 처리된 집, 공원, 박물관, 은행, 우체국, 카페 등에서 활동하게 된다. 그런데 한편으론 굉장히 신기하면서도 아직 가상사회라기보다는 ‘장난’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러나 여기에 ‘감옥’까지 있는 걸 보면 심상치 않다. 특정 아바타가 갇히는 경우는 도둑, 욕설, 사기, 도배, 유언비어와 같은 이른바 ‘범법행위’를 했을 때이다. 재판은 회원들과 운영진이 하고, 일정 기간 감옥에 갇혔다가(활동 정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으면 유리도시에서 추방된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채팅이나 게시판 등 공동체 기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사이트들에서도 ‘사이버캅’ 제도를 도입하는 곳이 꽤 된다. 이렇게 각 사이트에서 자구책으로 마련한 제도말고, 본격적인 가상법정도 등장하고 있다. 사이버교도소(cyberprison.co.kr)는 네티즌의 제소에 따라, 공적자금 유용, 성폭력, 의사 파업, 주한 미군 독극물 방류 등 사례별 게시판을 만들어 가상재판을 진행(사실은 토론)하고, 일정 시기가 지나면 투표로 유죄여부를 결정한다. 그리고 형량을 정해 지하감옥에 넣는다. 그러나 무엇을 넣을까? 이 가상재판에는 물리적 구속력이 없다. 단지 사건을 이슈화해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다수결(?)에 의해 단죄하며, 약간 강화된 여론 전달이 가능할 뿐이다.
그러나 정말로 증오와 원한이 쌓인 사람이라면, 이런 사이트로 성이 차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곳은 개인적으로, 재미삼아 방문하는, 그저 ‘가상의’ 공간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조회수 역시 그다지 높지 않아,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힘들며 미워하는 상대방에게 진정한 타격을 줄 수는 없다. 사이버공간의 위력은 다른 곳에 있다. 엄마를 고발한 딸, 자신의 아이를 왕따시켜 자살로 몬 급우를 고발한 엄마, 성폭력 혐의자를 실명 공개한 단체 등등, 주요 언론사나 행정기관, 유명 포털 같은 곳의 게시판에서 요즘 진행되는 여론재판이 그것이다. 이런 게시판은 몇몇 의견자들의 진지한 토론도 볼 수 있지만, 주로 눈뜨고 볼 수 없는 욕설과 상호비방으로 얼룩지게 마련이다. 그래도 일단 실명과 인적사항을 확실히 공개하기 때문에, 관심만 끌면, 정말 죄인(?)의 사회적 생명을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끝장낼 수 있다. 이것은 복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혹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진정한 사이버시대에 발맞춰 우리 의식이 더 성숙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수영/ 인터넷 서퍼·자유기고가chien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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