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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아시아 네트워크 | 등록 2002.12.18(수) 제43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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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네트워크] 탁신으로 시작, 탁신으로 끝나다 아시아 네트워크가 뽑은 10대 뉴스 l 타이 국내 최고·최악의 인물로 함께 선정… 세계 최고는 코피 아난, 최악은 조지 부시
나라 밖에서는 로마제국 이후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의 정체와 그 진수를 경험한 한해였다면, 나라 안에서는 왕국 탄생 이후 가장 강력하고도 전방위로 힘을 떨친 탁신이라는 인물의 정체와 그 진수를 경험한 한해였다. 말하자면 안팎에서 누르는 ‘힘’ 때문에 시민들은 기죽어 지낸 한해였다는 뜻이다. 부시가 앞장선 미국식 ‘전쟁광증’은 세계를 한 손아귀에 넣은 뒤, ‘빅 브러더’ 체제를 구축해 나머지는 모조리 ‘조직원’쯤으로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국제사회는 찍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한 채 줄줄이 뒤따라갔다. 그 길이 황천길인 줄 아는지 모르는지! 타이는 한술 더 떠 미국에 버금가는 또 다른 존재에 휘둘리며 이중적 고통을 겪었다. 타이에서 가장 돈 많은 인물인 탁신 총리가 한해 내내 가히 제왕적 권력을 구축하는 통에 시민사회라든가 민주주의 같은 전향적인 대안들은 쑥밭이 되고 말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헌법도 뜯어고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해 정치판은 그야말로 독주상태였는데다, 올해 개편한 내각과 군부에 왼손 오른손들을 마구잡이로 심어 이제 더 이상 그에게 대들 만한 조직이나 기구는 눈 닦고 찾아봐도 없는 실정이다. 경제는 이미 탁신이 주물러왔으니 새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하나 남은 분야인 언론도 쑥밭이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언론인 계좌를 불법으로 뒤지는가 하면 외신지국 폐쇄라는 초강수를 띄워대는 통에 국내언론들은 제풀에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탁신에게는 더 이상 비판도 없다. 미국과 탁신. 두 화두는 올해 타이 사회를 지배한 키워드였다. 올 한해 동안 내가 느낀 바는, 타이 사회가 미국과 탁신을 부정하면서도 똑같은 규모로 미국과 탁신을 흠모하는 매우 이중적인 경향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 결과 두개의 신화, 두개의 우상은 서로 주고받으며, 국제적으도 국내적으로도 능숙하지 못한 타이 시민사회를 마음껏 재단하며 이익을 챙겨갔다. 미국이 내세운 안티 테러리즘의 인도차이나반도 대변인 노릇을 한 탁신은 다시 이 주제를 ‘타이 버전’으로 만들어 국내를 평정해나갔다. 2002년 뉴스는 미국과 탁신뿐이었다.
프라윗 로자나프룩(Pravit Rojanapruk)/ <더 네이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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