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읍 예산리에서 태어난 아버지 이홍규(97)씨는 경성제일고보(경기고)와 경성법전(서울대 법대)을 졸업했다. 일제 식민지하에서 일제검찰 서흥지청 사무직원을 지냈고, 해방 직후인 1945년 법관특별임용 시험을 거쳐 검사로 임용됐다. 서울지검·고검 검사, 광주지검장, 법무부 교정국장을 거쳐 65년 정년퇴임했고, 현재 평화합동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다.

이 후보 삶에서 아버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거리낌없이 아버지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다. 대학 진학 뒤에도 아버지에게 종아리를 맞았고, 40살이 넘은 70년대 중반 동료 법관들과 변호사 개업을 추진하다 진노한 아버지의 만류로 중도포기하기도 했다.

큰아버지 이태규(92년 사망)씨는 경성고보를 수석졸업하고 29살인 1931년 교토제국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언론은 그를 조선 최초의 이학박사라며 대서특필했다. 이후 교토대 교수, 미국유타대 교수를 거치면서 세계적인 화학자로 명성을 날렸다.

이 후보의 형제들도 쟁쟁하다. 큰형 회정(70)씨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 미국 브라운대 병리학 교수를 거쳐 삼성의료원 병리학과장으로 스카웃됐다. 동생 회성(57)씨도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뒤 95년까지 10년 동안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을 지냈다. 97년 대선 때 국세청을 동원해 이 후보 선거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막내동생 회경(54)씨는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개량경제학을 전공하고 대전 과학기술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누이 회영(69)씨는 서울대 법대 출신 강영석씨와 결혼해 5남2녀를 두었다.

이 후보의 외가도 쟁쟁하다. 외할아버지는 전남 담양군 청평면장을 지낸 만석군 김재희씨. 어머니 김사순(91)씨는 재희씨의 3남4녀 중 막내딸로 경기여고를 졸업했다. 외삼촌 홍용(50년 사망), 문용(95년 사망), 성용(99년 사망)씨 3형제는 모두 국회의원을 지냈다. 제 6, 7, 9대 국회의원을 지낸 외삼촌 성용씨의 장남 승국(57살)씨는 펜실베이니아대 석좌교수, 3남 승범(52)씨는 컬럼비아대 교수다. 이모 김삼순(93)씨는 일본 규슈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은 여류농학자로 72년 한국균학회를 창설하는 등 우리 응용균학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 후보는 한인옥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뒀다. 처가는 유명한 법조인 집안이다. 장인 한성수(88년 사망)씨는 42년 일본 고등문관시험 사법과에 합격해 법조계에 발을 들인 뒤 두번이나 대법관을 지냈다. 큰처남 대현(61)씨는 서울고법원장과 헌법재판관까지 지냈고, 대현씨의 두 아들이 모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둘째처남 세현(56)씨는 서울대 치대 교수다.

이 후보의 장남 정연(39)씨는 97년 병역파문 뒤 잠시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현재 아시아개발은행에 재직하고 있다. 정연씨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 상공부 장관을 지낸 이봉서(66)씨의 딸 혜영(30)씨와 결혼했다. 딸 연희(38)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최명석씨와 결혼했다. 사위 최씨는 서울지검 동부지청 부부장 검사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차남 수연(36)씨는 동국대를 졸업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