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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선거구제로만 된다면…” “현행 소선거구제만 중대선거구제로 바뀐다면 분권형 대통령제이건 책임총리제이건 우리가 바라는 바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깊게 교감하는 것으로 알려진 열린우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노 대통령도 11월10일 4당 원내총무들과의 회동에서 “왜곡된 정치구조가 해소된다면 모든 것을 열어놓고 정치권과 타협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원 자민련 총무가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중대선거구제로 변경되면 개헌을 통한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든가, 현행 헌법 아래서 책임총리제를 실시하는 데 대통령이 좀더 협조해 달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었다.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구상은 현행 소선거구제로는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 또는 과반수에 육박하는 의석 획득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영남권의 지역구 의석이 65석에 이르며, 지역주의적 투표행태가 조만간 바뀔 가능성이 적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로, 즉 1선거구에서 3~5인을 뽑는 제도로 바뀐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나라당이 영남권에서 여전히 선전한다 해도 열린우리당이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열린우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 경우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1당이 되더라도 의석 점유율은 최대 40%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이 30% 의석만 확보하면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과 함께 연립정권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진작부터 “지역구도가 해소되는 선거구제가 도입된다면”이라는 전제를 붙여, 원내 과반수 연합에 내각 구성권을 넘기겠다고 말해온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 입장에서 볼 때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확보함으로써 정상적인 국정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또다시 놓이느니, 아예 다른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생각이 강하다는 이야기다. 노 대통령으로선 부산 시장과 국회의원 선거에 거듭 낙선한 개인적 경험 때문에 이런 구상을 더욱 확고히 가다듬은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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