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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전진, 호남세 후퇴 노무현의 사람들
노 후보를 돕는 사람들의 좌장은 여전히 김원기 고문이다. 둘이 만나면 노 후보는 아직도 김 고문을 “대표님”으로 부른다고 한다. 과거 통추 시절 맺은 인연 때문이다. 노 후보는 그때를 두고 “미리 만나 얘기를 나눈 것도 아닌데 회의가 열리면 항상 생각이 같았다”고 믿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은 반노나 비노 진영의 의원들을 접촉하며 진무활동에 주력하는 한편, 노 후보가 과속할 경우 제동을 거는 역할을 맡고 있다. 노 후보의 ‘반미주의자’ 발언에 대해서는 질책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치의원모임 여전히 큰 힘
정대철 공동선대위원장은 노 후보의 탈 호남 색채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한화갑 대표는 물론 노 후보 주변에 있는 김대중 대통령 측근 출신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데 이어, 선대위원장 수락의 전제조건으로 당 운영의 이원화 문제 해소와 함께 동교동계의 후방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본부장 자리에 재야 출신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된 점도 대선기획단 시절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이상수 총무본부장과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13대 때 노 후보와 함께 ‘노동위 3총사’로 맹활약하며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당시 “이해찬 의원이 면도날처럼 예리하게 문제를 째고 들어가면, 노무현 의원이 송곳으로 정확하게 후벼팠고, 마지막으로 이상수 의원이 망치로 허물어뜨렸다”는 평가를 받고는 했다. 이 비유답게 이상수 의원은 선대위 운영에 저돌성을 발휘하고 있다. 노 후보 지원에 소극적인 한화갑 대표를 찾아가 “왜 나서서 돕지 않느냐”고 항의했다가 한 대표로부터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해찬 의원은 92년, 97년에 이어 다시 한번 선거기획 전문가로서 신발끈을 조여매고 있다. 임채정 정책선거특별본부장은 책임성 강한 면모로 노 후보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선대위 출범 이전에 특별한 임무가 주어지지도 않았는데, 임 의원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 내가 직접 챙겨야겠다”며 정책위원장 자격으로 각종 회의에 참가해 노 후보로부터 “일은 임 의장처럼 하는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임 의원은 애초 국회 후반기 원구성 때 문광위원장으로 내정돼 있다가 노 후보로부터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당시 정책위의장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남·천정배·정동영·추미애 의원 등 ‘바른정치의원모임’ 소속 의원들은 여전히 노 후보의 최대 지원군이다. 특히 천 의원은 노풍 재점화의 방향으로 정치개혁을 제안하고 정치개혁추진위 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의원은 정권재창출을 위한 후보단일화에 무게를 두고 한때 노 후보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가 이번에 공동선대위원장 겸 국민참여운동본부장으로 참여했다. 정 의원의 선대위 참여에는 친구 사이인 신기남 의원 등이 “노 후보 지원은 과거 우리가 벌였던 정풍·쇄신 운동의 연장선이다. 가장 중요한 때 빠져서는 안 된다”는 독촉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계륜 의원은 그동안 노 후보와 인연은 깊지 않았으나, 노 후보가 평소 눈여겨봐온 젊은 의원이어서 비서실장에 배치됐다고 한다.
자문 교수단 조직도 무시할 수 없어
노 후보의 자문교수단 조직인 ‘국가비전21위원회’도 선대위에서 빠뜨릴 수 없는 조직이다. 국민대 김병준 교수가 간사를 맡은 이 기구에는 경제분야에 유종일(KDI국제대학원)·신봉호(시립대)·이정우(경북대), 외교안보분야에 서동만(상지대), 권력분산분야에 성경륭(한림대), 행정분야에 윤성식(고려대) 교수 등 8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우리 사회에 묻혀 있는 민감한 현안들을 끄집어내 정책과 공약으로 개발해냄으로써 대선정국에서 이슈를 선점하도록 하는 역할이 맡겨졌다.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이 대표적인 경우로, 김병준·성경륭 교수 등이 노 후보의 특명을 받고 오랫동안 심도 있게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노 후보의 대선기획단장·비서실장·전략기획실장으로 핵심참모 역할을 했던 문희상·정동채·이강래 의원은 한발 물러나 있는 모양새다. 정대철 선대위원장의 DJ 측근 일선 배제 주장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희상 의원은 노 후보에게서 총괄본부장을 맡아달라는 주문을 받았으나 집행위 부위원장으로 자신의 역할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과 함께 한 대표의 측근인 조성준 의원도 조직본부장 자리를 제안받았으나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여전히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노 후보와 한 대표의 함수관계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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