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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전자정당! 침체된 민주당의 혈로를 뚫기 위한 전략…‘e-민주당’은 새 정치의 문을 열 것인가
노사모와 국민경선 응모당원 뛰어든다면…
e-민주당 추진은 당 지도부가 대통령 아들들의 부패사건으로 꽉 막혀버린 당의 혈로를 뚫기 위해 지방선거 이후 내놓을 핵심전략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10·25 재보궐선거 참패로 맞은 위기국면을 국민경선제라는 새로운 실험으로 돌파했듯이, 이번엔 e-민주당이 효자노릇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국민경선이 국민의 정치참여를 일시적으로 이끌어내는 데 그쳤지만 전자정당은 국민에게 항구적으로 정치참여 기회를 보장하자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 작업은 국가전략연구소, 전자정당추진기획단, 사이버지원단, 노무현 후보의 사이버지원팀 등이 주도하고 있다. e-민주당 기획안은 최근 최고위원회에 보고돼 깊이 있게 논의됐다. 노무현 후보도 얼마 전 당 사이버지원단장인 허운나 의원을 만나 e-민주당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내는 등 강력한 추진의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후보는 “e-민주당은 국민정당화의 핵심이고 정치개혁의 중요한 고리다. 지역적으로, 세대적으로, 계층적으로 편중된 현재의 왜곡된 정당구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다”라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누구든 정책위원회에 자유롭게 참여
민주당 국민경선제에 참여한 사람은 190만명에 이른다. 민주당은 이 가운데 160만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완료했다. 80만명의 휴대폰 번호와 4만5천명의 이메일을 확보했고, 인터넷을 통해 가입한 33만명은 곧바로 네트워크로 연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이들은 일상적인 정당활동을 하는 당원들이 아니다. 현재로선 서류상으로만 등록된 ‘허수아비 당원’에 불과하다. e-민주당을 창당하면 이들을 정치의 마당과 대선운동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허운나 사이버지원단장은 “이인제 후보의 사퇴로 경선의 열기가 식은 상태에서 치러진 인터넷 투표에도 4만1800여명이 참석했다”며 “온라인을 통한 정치참여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정치활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민주당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일까. 또 e-민주당의 당원으로 가입하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고, 어떤 권리와 책임을 지게 될까. 민주당 기획안을 뜯어보면 대강의 윤곽이 드러난다. 우선 인터넷상에 ‘e-민주당’(가칭)이라는 별도의 사이트가 구축된다. 정당활동이 가능한 사람은 누구나 당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미 전자서명법이 시행된 터여서 인터넷 정당가입은 정당법상 하자가 없다. 여기엔 여러 가지 온라인 커뮤니티도 구축된다. 아이러브스쿨, 프리첼(?), 다음카페 따위의 온라인 공동체가 꾸려지는 것이다. 온라인 정책위원회는 전자정당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공간이다. 누구든 부문별 정책위원회에 자유롭게 참여해 활동할 수 있다. 각종 정책적인 민원도 제기할 수 있다. 노무현 후보의 온라인 정책자문단엔 170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30대와 40대의 지방대, 이공계 교수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민주당은 이들처럼 정책 형성과정에서 소외된 전문가들을 온라인 정책위원회를 통해 폭넓게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e-민주당원들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정치적 배려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e-민주당원들에게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지방의원 추천권을 보장하거나 일정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방안이다. 제시된 정책적 의견에 대해선 실제 당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당헌과 당규의 개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정당구조의 폐쇄성 해소
전자정당의 출현은 정치적으로도 다양한 함의를 지닌다. 기존 정당구조는 선거를 위한 동원체제나 마찬가지다. 일상적인 정치활동은 미미하고, 지구당 위원장의 사조직처럼 관리되는 형편이다. 당연히 조직을 운영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 그러다 보니 당원도 자영업자나 주부들이 중심이다. 연령도 대부분 40대 이상이다. 직장인이나 전문인들은 구조적으로 정당활동을 하기가 어렵게 돼 있다. 20·30대도 마찬가지다. 전자정당은 이런 정당구조의 폐쇄성을 상당부분 해소해준다. 온라인 공간에선 직장인이건, 대학생이건, 전문가건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자유로운 활동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정당조직의 폐쇄성과 후진성 때문에 정치활동을 꺼려온 유권자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자정당의 또 다른 매력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정당에선 작은 행사를 해도 교통비·식비 따위의 기본적인 비용이 들지만 온라인상에선 이런 것들이 불필요하다. 노사모의 경우 어떤 당원들보다도 열성적인 활동을 펼치면서도 오히려 후원금을 모았다. 민주당 경선기간에 노사모 회원 4만7천여명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노 후보 후원금이 1억3천여만원에 이르렀다. 전자정당에선 또한 쌍방향 의사소통을 통한 민주적인 의견수렴이 가능하다. 일방적인 지시와 통제가 아니라 당원들이 정책과 노선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다. 지난해 민주당 특대위가 정치개혁의 핵심 화두로 제시한 현대정당화는 정당의 체질을 이런 구조로 바꾸자는 것이다. 전자정당이 성공하기 위한 열쇠는 자발적인 참여자가 얼마나 되느냐다. 전자정당 기획과정에 깊이 관여한 천호선 민주당 부대변인은 “참여자들의 자발성을 존중하고 진정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이 과도하게 기획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네티즌들이 스스로 설계하고 자발적으로 꾸려가는 공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활동을 참여자들에게 맡기자는 주장이다.
기존 정당조직과 충돌 위험도
전자정당이 성공할지에 대해선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전자정당은 획기적인 발상임에 분명하지만 당장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당리당략의 차원에서 접근할 경우 성공하기 어렵다. 네티즌들에게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주고, 그들의 자발성을 최대한 존중하며, 그들이 제시한 의견에 대해 성의 있는 반응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민경배 사이버문화연구소장의 지적이다. 한신대 조정관 교수(정치외교학)는 “지속적인 활동이 보장되지 않는 사이버 커뮤니티에 지나친 자율성과 독자성을 부여할 경우 기존 정당조직 지지자들과의 조화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사이버 영역에서 이뤄지는 활동엔 임의성과 과장성이 많기 때문에 전자정당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조급한 추진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전자정당 추진은 분명 새로운 실험임에 틀림없지만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것의 성공 여부는 기존의 당 조직에서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고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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