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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갑갑한 현실 돌파하려는 몸부림” 여야 소장파 의원들의 국가보안법 개정안 자유투표(크로스보팅) 추진에 대해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대체적으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시민단체에서는 주로 국가보안법의 조속한 개폐를 추진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 지지의사를 보냈다. 국내 236개 시민단체가 가입돼 있는 국보법폐지국민연대의 박석운 상임집행위원장은 “우리의 기본입장은 국보법의 전면 폐지다. 그러나 국보법 폐지가 간단치 않은 상황에서 소장파 의원들의 시도는 나름대로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참여연대의 손혁재 협동사무처장도 “당의 정체성, 이념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당론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여야가 국보법에 대해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냥 당론을 내세우며 의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하는 것은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석연 경실련 사무총장은 “탈냉전과 남북화해의 시대를 내세우는 집권당이 보안법 개정을 당론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한다. 당연히 의지를 갖고 당론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당론 처리가 어려울 경우 의원들의 자유투표도 정당민주화라는 측면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자유투표가 의회정치 발전을 위한 긍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국내 정당의 경우 당론형성 과정의 민주성이 보장되지 않는데다, 이념정당의 성격이 크지 않아 이념적 사안에 대한 당내 인식의 편차가 큰 만큼 자유투표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박상병 정당정치연구회 정책연구실장은 “어떤 법안이든 가장 좋은 방법은 여야간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론조차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면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넘기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라고 본다. 국내 정당의 경우 같은 당내에 진보와 보수세력이 혼재돼 있어 국가보안법 개정 문제는 당론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원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에는 이념정당이 없다. 이념적 지향성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당에 섞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에 대해 이념적 통일성을 당론으로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비교적 당론이 중시되는 영국의 경우도 같은 당에서 당론을 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부분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긴다”고 말했다. 장훈 중앙대 정외과 교수도 “자유투표는 선진 민주국가의 일반화된 절차다. 더욱이 당내 민주화가 안 된 상황에서 당론의 일방적 강요는 문제다. 따라서 자유투표의 활성화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다만 국보법의 경우 우리 사회의 이념논쟁의 핵심과 관련된 사항인 만큼 자유투표가 좋은지는 좀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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