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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지 않은 혼혈인도 많아 흔히 ‘혼혈’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주로 미군 기지촌과 함께 생겨난 미국계 혼혈인들이다. 무수한 외침의 역사를 겪으며 다양한 민족의 피가 흘러들고 섞여 오늘날의 한국인이 형성된 것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런 피섞임은 거의 비슷한 용모의 동양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것이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반면 45년 해방 직후 미군 주둔과 함께 시작된 미국계 혼혈은 두드러진 외모상의 특징 때문에 한국사회에 직접적인 충격을 던졌다. 미국계 혼혈인 수는 1970년대만 해도 3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1982년 레이건 미 행정부가 1950∼82년 사이 태어난 미국계 아시아 혼혈인에 대한 입양이민 허용정책을 펴면서 대부분이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현재는 약 2천여명의 혼혈인이 한국에 남아 이방인의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어머니 등 가족과의 동시 이민이 허용되지 않아 국내 거주를 선택하거나 82년 이후 출생한 혼혈인들이다. 강필국 한국혼혈인·입양아연합 회장은 “미국 이주 뒤 다시 돌아온 이들은 10여명 정도”라고 말했다. 강 회장도 미국으로 갔다 자녀들만 남기고 다시 돌아온 경우다. 현재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혼혈인의 통계를 내고 있지는 않으며 다만 국제적 혼혈인지원단체인 펄벅인터내셔널 한국지부에서 생계 및 학자금 지원 대상 혼혈인을 집계하고 있다. 지난 98년 통계로는 610명이 지원 대상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등록하지 않은 혼혈인들은 그보다 두세배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새움터 김주영(30) 사무국장은 “동두천과 송탄 등 기지촌쪽에서 활동해보니 기존 통계에 드러나지 않은 혼혈인들이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펄벅재단 이경균 부장도 “학자금 지원금이 월 3만원 정도라 굳이 등록하지 않는 혼혈인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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