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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독자편집위원회 | 등록 2003.06.03(화) 제46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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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집위원회] 편집장 청문회 특종을 볼 수 있는 역동적 잡지로
‘새내기’ 배경록 편집장의 포부… 독자 연령층 확대도 시급
취임한 지 두달을 갓 넘긴 배경록 편집장이 독자편집위원들의 부름을 받았다. <한겨레21>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새 편집장이 어떤 항로를 택할 것인지는 모든 독자들의 관심사항이기도 하다. 위원들은 지면개선 계획과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을 던졌다.
최일우: ‘만리재에서’가 <한겨레21>을 대표한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재미가 없어졌어요. 배경록(이하 배): ‘만리재에서’는 그주 제작의 흐름을 전달하거나 제작과 관련 없는 개인적 소회나 느낌을 씁니다.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하다 중요한 사안이 터지면 마감날 밤에 만리재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전 개인적 느낌과 생각,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주변의 얘기들을 쓰고 싶은데 주변에서는 이번호에 대충 어떤 기사들이 실려 있고 어떤 방향이구나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만리재의 역할이라는 분들도 있어서 그렇게도 써보고 이렇게도 써보는데 아직 안정이 안 돼 있어서 재미가 더 없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매주 ‘만리재에서’를 쓴다는 것도 굉장한 부담이고 주말이 진짜 없다시피 해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정희: 모든 독자들을 다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대중적인 면이 떨어져도 소수자들을 좀더 대변해야 한다고 봅니다. 편집장님 생각은 어떠신지. 배: 한겨레의 창간이념에서 벗어나선 안 되겠죠. 하지만 주간지의 특성상 다소 편협하면 재미없다는 얘기도 금방 들립니다. 한겨레 정신에 벗어나지 않으면서 시의성 있고 시대와 세태를 반영하는 기사를 다뤄야겠죠. 흥미위주 기사를 백화점식으로 실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니 이해를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옥자: 새로 시작하는 시점에서 편집장님의 마음가짐은 어떠신지. 배: 사회부에서 오래 기자생활을 해서 그런지 역동적이고 영향력 있는 주간지를 만들고 싶어요. <한겨레21>이 그동안 특종기사가 별로 없어서 안팎에서 약간 침체라고 지적하던데요. 그래서 특종을 발굴해서 여론을 선도하고, 주목받는 시사주간지를 만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력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팀워크나 화합에도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팀워크를 위해서 기자들과 같이 어울리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규모가 13명 정도 돼서 가족적이고 부담이 없습니다. 기사는 기획단계에서부터 간섭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취재하도록 유도합니다. 소리나: 기자도 많이 바뀐 탓인지 최근 여성 관련 아이템이 많이 줄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배: 전담하던 김소희 기자가 <한겨레> 정치부로 자리를 옮겼어요.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아이템을 발굴해 보겠습니다. 조일억: 앞으로 특정 지면을 바꾸거나 신설하거나 폐지할 계획이 있으신지. 배: 지금 지면개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단 비판을 많이 받고, 가독률이 떨어지는 고정물 몇개를 추려서 폐지하고 그걸 대체할 만한 고정물들을 기획 중입니다. 표지이야기와 특집에서 주간지의 성격을 드러내고, 나머지는 다양한 읽을거리로 채워야 합니다. 표지와 특집은 문제가 없는데, 읽을 만한 다른 고정물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고, 너무 무겁다는 얘기도 있어서 준비 중입니다. 그런데 독자층이 이십대가 많고 삼십대와 사십대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요. 독자연령을 삼십대 중반까지 확대하는 편집방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대학교 다닐 때와 사회생활 초기에는 <한겨레21>을 보다가 결혼하고 자녀를 두면 멀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한겨레21>과 멀어지는 독자들의 구미에 맞는 고정물 기획도 필요합니다. 김선열: 제가 한국 나이로 마흔둘인데, 또래 중에서는 굉장히 진보적인 사람이에요. 그래도 <한겨레21>이 너무 소수의 입맛에 맞추려고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쉽게 읽어갈 수 있는 기사가 많지 않아요. 경제면만 해도 삼십대나 사십대의 평범한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서 좀더 심층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배: 인력이 부족한 측면도 있습니다. 앞으로 외부 필진을 많이 발굴하고 영입해서 너무 ‘한겨레적’인 것에 함몰되는 문제를 보완하려고 합니다. 경제면에서도 건강하고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필진을 영입할 생각입니다. 최일우: 독자들이 <한겨레21>에 많은 걸 바라는 게 사실이지요. 좀더 노력해 달라는 애정어린 부탁으로 이해해 주세요. 배: 개인적인 고민을 좀 말씀드리면 <시사저널>과 <한겨레21>이 많이 비교되는데, <시사저널> 기사들이 심층적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습니다. 사건의 발생부터 해설, 분석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죠. 저희는 <한겨레>가 있기 때문에 신문에서 다룬 것은 지나쳐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왠지 <한겨레21>을 보면 앞부분이 허전하고 바로 분석과 해설로 들어간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기자들과 함께 토론해 보겠습니다.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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