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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독자편집위원회 등록 2003.01.08(수) 제442호

[독자편집위원회] 이건 좀 고쳐주지?

정윤: <한겨레21>이 가장 <한겨레21>다울 때는 기존 언론이나 잡지가 행하지 않았거나 또는 방기해버린 언론으로서의 기본 책무를 망각하지 않고 그 소임을 다할 때라고 생각한다. 기본 책무라 함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불편부당함이 없이 접근하고 분석하며 비판하는 것일 게다. <조선일보>와 조선일보사가 발행하는 잡지가 욕을 먹는 이유는 당파적 이익에 근거해 사실도 아니고 객관적이지도 않은 일들을 사실인 양 포장하고 독자들에게 전달해 전모를 왜곡하기 때문이다. <한겨레21> 최근의 표지 내용을 보면 노무현 기관지 또는 민주당 기관지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노무현 외에는 표지모델로 등장한 사람도 없거니와 있다 해도 노무현과 비교해서 나오는 정도였고 내용 또한 철저하게 노무현 시각에 기초하여 이에 어긋나거나 다른 것은 사실도 아니고 진실도 아닌 양 왜곡하고 있다. <한겨레21>은 줄곧 조중동을 비판하면서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담당해야지 권력을 만들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겨레21>은 과연 이런 비판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싶다. 특히 신년호로 나온 것은 그것의 결정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노무현 시대에는 장밋빛 미래만이 있을까. 그래서 나는 <한겨레21>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노무현 시리즈가 가장 나쁜 내용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최일우: 성 문제를 <한겨레21>이 1년간 지속적으로 다뤄왔다는 것은 어찌 보면 감춰진 성을 공개적인 석상에 내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그것들이 계속되면서 혹시 독자를 끌기 위한 기사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감춰진 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다른 측면으로 변질돼가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이경숙: 예를 들어 레즈비언, 독신남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공공연히 말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건 좋은 것 같다. 그렇지만 낙태를 죄의식 없이 하고, 남녀가 관계 갖는 것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 것을 건강한 성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너무 놀랐다. 박노자씨의 글에서도 쉽게 헤어지고 쉽게 만나는 게 성해방인지 의심이 든다. 성에 대한 담론의 장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왜곡되게 알고 있는 것을 바로잡자는 취지일 텐데 그런 부분으로 나가지 않는다. 또한 438호 표지이야기 중 시민들과 좌담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일곱명 중 여자가 딱 한명이었다. 여성은 마이너리티가 돼버려 의견이 제대로 전달된 것 같지 않다. 남녀평등을 열심히 외치기 전에 아니라 실제 기사에서도 세심히 봐야 하지 않나.

김건우: 1년 동안 계속 구독해왔지만 환경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가 부족했다. 가끔 나오는 환경기사도 비중이 작다. 환경전담 기자를 둬서 2003년에는 <한겨레21>이 환경문제를 잘 조명해줬으면 한다.

안명희: 문화면은 영화·음악·출판 이외의 다른 기사를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다른 분야는 구색맞추기식이다. <한겨레21>이 진보를 표방한다면 문화적인 면에서도 관심을 갖고 문제제기해야 한다.

이윤영: 기사가 좀더 진중해져야 한다. 평이하게 써도 되는데 문체를 괜히 튀게 하려 하고 무게도 떨어진다. 있는 그대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편집도 혼란스럽고 화려하게 치장만 자꾸 한다.

소리나: 지금까지 <한겨레21>이 세계의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준 것 같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대해 너무 폐쇄적이다. 생각해보면 세계의 흐름과 우리 문제가 많은 관련이 있다. 독자들이 무관심할 수 있지만 계속 그런 걸 끄집어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승인: 나이차별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문제를 날카롭게 짚어줘서 좋았다. 대선과 월드컵 기사를 너무 늘렸다는 비판을 했는데 월드컵이나 대선에 밀렸던 사회문제를 다뤄주길 바라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많이 개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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