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섹션 : 독자편집위원회 등록 2002.01.30(수) 제395호

[독자편집위원회] 술자리의 가해자와 피해자!

마이너리티를 통해 삶을 돌아보다… 다른 달에 비해 너무 평이했다는 질책도

1월은 마이너리티 기사들이 상종가를 쳤다. 편집위원들은 391호 마이너리티 ‘술 강권은 폭력이다’를 가장 인상 깊은 기사로 꼽았다. ‘피해자’ 혹은 ‘가해자’였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참회의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오용연 위원은 단순히 술 못 먹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놀이문화의 다양성이 부족한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앞으로도 문화의 다양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392호 마이너리티 ‘나홀로 연구소장’도 많은 칭찬을 받았다.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들의 소중한 활동을 조명해준다는 점에서 참신한 기획이라는 평이었다. 그러나 이준상 위원은 “1월은 다른 달에 비해 너무 평이했다”는 따끔한 질책도 잊지 않았다.

정채련 394호 표지이야기는 너무 이슈화되는 자격증에 대해서만 다룬 것 같아요. 다른 자격증들도 많잖아요. 그래픽, 정보처리, 기계, 제빵, 요리 등 일반적인 것들도 많은데 거의 언급이 없어요. 그것들의 효용성, 취업시 활용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뤄주셨으면 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뭐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면 거의 90%가 가수되고 싶다고 말한대요. 이번에 에스엠기획에서 신인가수를 뽑았는데 경쟁률이 3천 대 1이었어요. 이런 문제들은 부모님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니까 통계적으로 자료를 뽑아 크게 이슈화해도 될 것 같아요. 저는 가끔 왜 여자들만 집에 일찍 들어오라고 강요하는지 궁금했어요. 모든 위험의 책임을 여자들이 져야 할까요. 얼마 전에 들은 얘긴데 어떤 여학생이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새벽까지 하고 가다가 불량배들한테 성폭행을 당했대요.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여자가 밤늦게까지 다녔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거예요. 딸의 귀가문제에 대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설문조사를 해봐도 좋을 것 같네요.

표현진 이번달은 표지이야기가 경제에 관련된 것들이 많네요. 경제기사를 원래 잘 안 읽는 편이라서 표지이야기들은 다 못 읽었어요. 393호 표지이야기에 국민참여경선제 얘기가 나와서 제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393호 수지김 여동생 인터뷰 기사를 보니까 수지김 사건의 역사까지 다 알 수 있더라고요. 그 다음호에 후속기사까지 나와 도움이 됐어요. 얼마 전에 국회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하라고 1인 시위를 했는데 옆에 있던 분들이 예전에 임용고시를 안 보고 교사를 했던 분이라고 하더라고요. 임용고시를 보기 시작하면서 교사로 일하지 못하게 됐다며,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서 시위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한번 다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견권’에 대해 알아봐도 재미있겠는데요. 개를 예쁘게 치장하고 옷을 입히는 것이 정말 개를 위한 건지 아닌지 그런 것도 한번 생각해보고요.

남광우 의문사 진상규명위 관련 기사가 참 좋았어요. 찬찬히 읽어보니까 제가 표피적으로 알았던 내용하고 차이도 있고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개념이나 현재적 의미를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됐던 기사입니다. 391호 ‘황제경영 단두대 오르다’는 그동안 재벌들의 폐해를 비판하는 시민단체의 끈질긴 노력으로 그런 판결이 이루어졌던 것에 대해 의미를 두고 싶어요. 아울러 판결 뒤에 재벌이나 경총, 자유기업원 등의 반박성명이 나왔는데 그것의 허구를 지적하는 기사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건강보험 문제도 직장인들이 관심을 두는 사안이에요. 핵심 개념을 잘 설명해줘서 설득력 있게 접근했던 것 같아요.

제가 아무래도 먹고사는 데가 그쪽이다 보니까 정치기사에 관심이 많아요. 정치적 성향, 지지도 동향 등을 싣는 것이 읽기는 좋지만 이번에는 철저한 검증도 필요할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그들의 정책과 비전이 무엇인지 점검해보는 기사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394호 정치면에서 세대교체론을 다룬 기사가 나왔더라고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세대교체 내용이 뭔지에 대해서는 부족한 것 같아요. 특히 세대교체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이미지 중심의 정치를 하는 경향이 보이는데 그런 점도 지적할 필요가 있죠. 250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선거참여의 한 형태로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선거법에서는 아직까지 인터넷을 많이 규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겨레21>이 심층적으로 e-politics를 보도했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2월 임시국회에서 제도개선이 될 수 있다면….

류재수 394호 특집 ‘민주화 보상, 흠집난 명예’는 보상심의위의 보상자선정 형평성 논란, 자의적 해석, 사건처리 지지부진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일부의 이야기가 전체를 대표해서는 안 되죠. 우선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인정된 사람은 2400여명이 아닙니다. 모두 4006건을 심의해서 3004건을 인정했어요.

유현영 394호 방선주 선생님의 ‘일본의 모략공학을 경계하라’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반가운 기사였어요. 방 선생님 같은 분들이 굉장히 외롭게 기록들을 찾고 계실 거라고요. 이런 얘기들은 몇번에 걸쳐 나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93호 기자가 뛰어든 세상 ‘노숙인 생활지도사 체험’도 기자가 글을 참 균형있게 잘 쓰신 것 같아요. 최근 문화면 기사가 다양화된 것 같아서 반가워요. 그리고 ‘독자와 함께’에서 김소희 기자가 여자의 성공이라는 표지이야기의 뒷얘기들을 쓴 글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이들 방학을 한번 다뤄봤으면 좋겠어요. 요즘 방학한다고 좋아할 아이들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방학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닐 텐데요. 또 온라인 동호회가 활성화된 지 7년 정도 되는데, 개인정보 유출 등 문제가 많아요. 그런 문제들에 대해 제도적인 규제를 어떻게 하고 통신사들은 어떤 대응을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오용연 소외된 대중문화를 다룬 문화면 기사가 재미있었어요. 개인적으로 판타지물이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제대로 된 평론가조차 찾을 수가 없어요. 아까 방학얘기를 하셨는데 제 친구들은 교사잖아요. 교사들의 방학을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상당히 재미있는 아이템이거든요. 지금 교사친구들이 새내기들인데, 연수 가서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어떻게 노는지를 배워요. 요즘 정통 사실주의 연극하는 분들은 너무나 눌려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분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측면에서 정통 연극에 관한 기사를 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경목 월드컵을 개최하면 우리 경제가 살아날 것이다라고 모든 언론이 떠들고 자꾸 주문을 거는 것 같아요. 이 시점에서 월드컵 반대론자들은 어떤 논리를 펴고 있는지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어느 홈페이지에서 찬반 논쟁을 펼치는 것을 봤거든요.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들을 다룬 392호 사람과 사회는 굉장히 마음 아팠어요. 홍준표 위원장님이 복역하고 계신 곳이 제가 사는 강릉이더라고요. 설날도 다가오는데 편지라도 한통 써야겠어요.

이준상 언론개혁이 최후의 성역이었는데, 개혁이 제도상으로 아무것도 된 것이 없이 몇 사람 감옥에 들어갔다 나오면 끝나는 것인가 의문스러워요. ‘다시 기자의 촌지를 말한다’는 그래서 의미있었고 언론개혁은 앞으로도 계속 치고 나가야 하지 않는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유승준 사건에 대해 사람이야기로 평이하게 나왔는데 왜 <한겨레21>에서 냉정하게 기사를 쓰지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유승준씨를 욕하고 싶지 않아요. 이건 일종의 ‘주가조작’이었거든요. ‘패스21’ 사건도 언론들이 몰려들어서 키워놨다가 나중에 일이 터지니까 물어뜯는 상황인데 황수정·유승준씨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유씨를 변호하라는 건 아니에요. 최소한 언론의 이러한 행태들을 제대로 한번 꼬집어볼 필요가 있어요.

저도 96년에 3개월 동안 감옥을 경험했는데, 정말 살면서 하기 어려운 경험을 했어요. 우리나라의 감옥제도, 처음에 사람이 잡혀가는 순간부터 유치장에 갇히는 순간, 구치소에 수감되고 재판을 받으면서 외부와 단절되는 때까지 살펴봤으면 해요. 그리고 감옥 안에서 교도관을 대신해서 군대에 안 간 여호와의 증인들을 데려다 허드렛일을 시키는 걸 봤어요. 마침 박노자 교수가 유럽의 감옥에 대해 쓴 것을 계기로 기자가 뛰어든 세상으로 다룰 순 없겠지만(웃음) 여러 증인들을 통해서 문제점을 파헤쳐야 한다고 봐요. (독자편집위원회 커뮤니티: www.freechal.com/hanifriend)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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