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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성공, 어떻게 봐야 하나 한해를 마감하는 3기 독자편집위원회 3차 회의…양심적 병역거부, 귀농 체험에 호평
“독자편집위원이라 행복해요.” 두명의 위원이 이렇게 말했다. 한신대에 지원한 표현진 위원은 면접 때 독자편집위원이라는 사실을 밝혀 좋은 인상을 주었다며 기뻐했다. 김경목 위원은 신분증 없이 운전면허시험장에 갔다가, 자신의 사진이 나온 <한겨레21>을 보여줘 간신히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고 한다. 입시는 그렇다치고 <한겨레21>이 운전면허시험까지 도움이 될 줄은 누가 알았으랴. 2001년의 마지막 회의는 여느 때보다 많은 말들이 오고갔다.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기사는 388호 표지이야기 ‘신세대는 운명을 알고 싶다’와 389호 표지이야기 ‘여자의 성공’이었다. 점에 대해서는 유명 역술인들의 검증되지 않은 예언들을 그대로 지면에 공개했다는 점과 신세대와 우리 사회 주류세력이 역술에 매달리는 모습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빠졌다는 점이 지적됐다. 그러나 유현영 위원은 388호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기사인데, 매도당하는 분위기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여자의 성공’은 대부분 공감하는 주제였으나 두 가지 관점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첫 번째는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기준에 대한 의문이었다. 좀더 사회적 공헌도를 따져야 한다는 비판이다. 두 번째는 기사가 너무 개인적인 성공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지적이다. ‘성공시대’적인 관점을 벗어나 남녀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을 파헤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밖에 389호 양심적 병역거부자 오태양씨를 다룬 사람과 사회, 390호 기자가 뛰어든 세상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이번호 마감에 기자들의 책상에는 오징어 냄새가 진동했다. 강릉에서 올라온 김경목씨가 한아름 들고온 오징어가 굽지도 않은 채로 자판을 두드리는 기자들의 입 속에 녹아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릉산 ‘진짜’ 오징어와 함께 편집한 391호는 더 알차졌을지….
남광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법률적 시한이 얼마 안 남았어요. 3월이면 끝난다고 하는데요. 최근에 유족들과 진상규명위 관계자들과의 갈등도 있었고. 지금 접수된 사건은 엄청나게 많은데 조사할 시간은 너무 한계가 있어서 국회에서 어떻게든 연장을 해야만 할 것 같은데요. <한겨레21>에서 지금까지 접수된 것 중 조사 안 된 건은 얼마나 되고 조사된 사건 중에도 미흡하거나 유족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건은 얼마나 되는지 심층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어요. 정채련 387호 방현석씨 논단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일단 일본이 문화적으로 퇴행하고 있다는 준거가 불충분해요. 어떻게 보면 가요계에서는 일본을 밀어낸 게 아니라 일본을 답습해서 성공을 얻어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 중에서 우리 문화는 일본의 그것보다 따뜻하고 아름답다고 하셨는데, 우리 대중문화 댄스가스들이 아름답고 따뜻한가 의문이 들어요. 비판할 부분이 많은데, 좀 아쉬웠어요. 다른 주간지는 정보기술(IT)분야를 항상 한면 이상을 할애하는데, <한겨레21>은 좀 부족한 거 같아요. 김경목 389호 정치면 ‘진보세력 샅바싸움’을 보면서 사회당과 민주노동당, 그외 세력들이 2002년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전략이 여타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는데, 한총련과 전국연합 등 단체들이 구심점을 만들어 하나가 돼서 선거에 임해야 된다는 주장이 있더라고요.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모습이 있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봤습니다. 같은호 표지이야기 여자의 성공을 읽으면서 기사가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성과 성의 대결로 몰고가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준상 387호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한민통과 김대중의 배신’은 상당히 좋은 기사였다고 봅니다. 그분들이 무엇을 바라고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인간 김대중보다는 조국의 암울함, 민주화를 봤던 건데요, 그분들이 완전히 잊혀지고 있다는 게 안타깝죠. 지금 정권에서 그런 분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아요. 388호 ‘아이를 법정에 세우지 말자’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 같아요. 아동뿐 아니라 여성 전반의 문제죠. 같은호 이슈추적 ‘성과급은 유용한 당근인가’ 기사는 우리 노동자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문제를 다뤘습니다. 회사가 이익을 많이 내서 성과급을 요구하면서도 우리는 우문을 하죠. 그럼 회사가 적자를 내면 우리 월급도 자진해서 깎아줘야 하나, 정리해고당해야 하나라는 반문에 늘 시달립니다. 그런 우문에 빠질 게 아니라 이 사회 시스템에서도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낚시에 대해 생각해보셨나요? 제가 낚시광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낚시방송도 생겼고, 낚시광들은 낚시 때문에 가정파괴를 겪은 사람도 있을 정도예요. 우선 왜 이 사람들이 이렇게 낚시에 몰두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어요. 오용연 387호 과학면 ‘나만을 위한 기술의 제국’이라는 기사를 상당히 공감을 하면서 읽었어요. 과학이란 게 윤리를 떠나 성립할 수 있느냐라는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고, 작은 기사가 아니라 표지이야깃거리라고 생각해요. <뉴스위크> 등의 잡지를 보면 그런 문제에 대한 기사가 많아요. 388호에서는 포스닥의 정치인 주가에 대한 기사가 나왔는데, 재미있게 읽었어요. 민주당 개혁성향 의원들은 상종가를 치고 있었는데, 너무 일방적인 기사가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어요. 인터넷에서 정치인 주가를 사고 파는 사람들은 다분히 개혁적인 성향의 사람들일 거예요. 그런 배경에 대한 설명이 없이 그냥 말하는 건 좀 부족하잖아요. 그리고 389호 기자가 뛰어든 세상 <화산고> 마케팅맨 체험은 간접광고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기사를 읽다보면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보지 말아야 하고 <화산고>는 봐야 한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저는 텔레비전을 굉장히 많이 보는 편입니다. 항상 연말마다 느끼는 것인데 시상식이 난무해요. 물론 자기들끼리 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방송사마다 똑같은 사람만 등장시켜서 탤런트 시상, 코미디언 시상 등을 하는 게 보는 사람 입장에선 짜증스럽기도 해요. 표현진 제일 좋았던 기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오태양씨 관련 기사예요. <한겨레21>이 올해 큰일을 한 것 같고, 끊임없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그냥 고마워요. 네권의 잡지 중 제일 옥에 티 같은 건 점을 다룬 388호 표지이야기예요. <한겨레21>에서 ‘인터넷 한겨레’ 문제를 다뤄줬으면 좋겠어요. 우리 개인정보를 준다는 무시무시한 말을 해놓고서, 다시 오해하지 말라는 메일이 왔거든요. 그런 문제를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류재수 388호 경제면은 다음에서 하고 있는 온라인 우표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 이메일 박스를 열어봤더니, 스팸메일을 조심하라는 메일조차 스팸메일이라 놀랐어요. 비용의 문제는 있겠지만 인터넷상에서 개인을 보호하려면 이 자체를 긍정적으로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390호 ‘네티즌이 대선을 접수한다’는 표지이야기에서 미국 프로레슬러 제시 벤추라가 인터넷의 영향으로 당선됐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요. 대중적인 인기가 영향을 끼친 면이 더 큰 거 아닌가요. 저도 공무원이지만 무늬뿐인 공직 개방은 정말 문제가 많아요. 첫째로 자격요건이 아주 까다로워요. 대개 이삼년이라 신분보장이 안 되기도 하고요. 낙하산 인사의 문제도 있어요. 공직뿐 아니라 2002년 내로라 하는 은행의 인사에 맞춰서 재경부 직원들이 줄서고 있다고 하거든요. 그런 걸 지적해주고 막아야 될 것 같아요. 우리 사회 이중성의 문제도 심각해요. 오양 비디오 같은 것도 겉으로는 욕하면서도 은밀하게 다 보거든요. 남아선호사상을 비판하면서도 딸을 낙태시키는 사례를 줄어들지 않고. 한국사회에는 다양한 이중성이 있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한-미행정협정과 관련해서 미군기지 문제도 지적해야 되지 않나 싶네요. 유현영 저는 388호 특집 국가인권위원회 잠행 시나리오가 좋았어요. 정말 그렇게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했었고, 389호 사람과 사회 ‘아무리 되물어도 이 길밖엔’에서 “평화에의 사랑, 평화에의 끌림”이라는 표현이 나오기까지 개인적인 고민이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꾸준히 관심가져온 사람들 말고 잘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해요. 일반인들이 좀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많이 얘기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390호에서 독자들의 편지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받는 사람도 다양하고 쓰는 사람도 입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좋은 얘기가 나왔고 세련되거나 감동을 자아내기 위해 억지로 쓴 글이 없어서 더 감동스러웠던 것 같아요. 요즘 한참 인문학 하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더라고요. 왜 그렇게 관심이 많아지는진 모르겠지만, 저도 수유연구실에서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데, 1년에 봄가을 두번 정도 방학 때 독서여행을 갖습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책을 열두권 정도 선정해서 그 책을 숙독해온 다음에 심도있는 토론을 갖더라고요. 그런 부분도 다루면 좋을 것 같아요.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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