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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은 중요해, 그러나… ‘너무 다뤘다’ ‘더 다뤄야 한다’의 논쟁… 가정폭력, 검정고시문제도 다뤄달라
5차회의의 화제는 단연 언론개혁이었다. 지난 회의 이후 세번의 언론개혁 관련 표지이야기가 나왔으니 위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너무 집착하지 않나”라는 것이 첫 번째 반응이었다. 언론사 세무조사를 계기로 언론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독자의 관심과 상관없이 너무 집중적으로 기사를 내보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직도 언론개혁을 외치는 목소리가 작은 만큼 <한겨레21>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또한 기사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좀더 내실있고 참신한 내용을 담지 못했다는 불만도 있었다. 앞으로 나올 언론개혁 관련 기사에 위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중요한 기사 아이템들이 많이 제기됐다. 이희진 위원은 개인적 체험을 들며 우리 사회 가정폭력에 대해 다시금 짚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부부의 문제뿐 아니라 폭력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문제를 다뤄달라고 주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회의가 다 끝나갈 무렵 정일웅 위원이 ‘깜짝 등장’을 했다. 청주에서 학원강사일을 하는 정 위원은 강의 때문에 늦게 올라와 공덕동을 다 뒤진 끝에 회의장소를 찾아냈다. 오는 8월2일, 평일에 치러지는 검정고시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검정고시생을 가르치는 그의 체험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인지 남다른 울림이 있었다.
천현주 367호 이슈추적 ‘성을 파는 사람은 포주다’는 언론개혁 문제 이상으로 크게 다뤄져야 할 사안인데 너무 비중없이 다뤄진 것 같다. 매춘여성들의 인권이나 사후대책에 대해 연구해서 실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여행을 다룬 367호 표지이야기는 좋았다. 그동안 사회의 안 좋은 모습만 계속 들춰내고 있었는데, 여름을 맞이해서 시원한 느낌으로 여행문제를 다뤄줘서 고마웠다. 윤운규 368호 표지이야기로 실린 ‘국군의 적 군폭력’은 뭔가 아쉬움을 남기는 기사였다. 군인도 군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데 나도 적극적으로 동감한다. 그 기사대로 우리는 죄없는 대학 게시판에다 욕설을 퍼부을 것이 아니라 우리를 그렇게 만든 구조에 대해서 분노해야 한다. 그렇지만 어떤 구조에 대해서 어떻게 분노를 표현한다는 말인가? 우리가 올바르게 분노를 표시해야 할 대상도 명확히 제시했어야 했다. 같은 호 경제 ‘비싼 담배가 소비 줄인다’에 이어진 기자가 뛰어든 세상의 금연학교 체험은 담배의 개인적·사회적인 피해를 조명해준 기사였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담배가 세수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세금과 국민의 건강을 맞바꾸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 참에 특집기사나 표지이야기로 기호품(술이나 담배, 커피)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면 한다. 아버지께서 학교에 계셔서 교육에 관한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교육부는 해마다 많은 양의 돈을 교육기자재 비용으로 쓰고 있다. 좋은 기기들을 그냥 썩혀둘 것이 아니라 실제 교육에 효과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현재 교육기자재 투자 내역과 그 활용 빈도에 대해서 기사화해줬으면 한다. 김장효숙 367호 장애인 의상 관련 ‘창’은 사진보다는 기사로 써서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368호 탈모증 환자를 다룬 마이너리티가 좋았다. 탈모 환자들의 고충을 한번 더 생각해보고 그 사람들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겠다는 각성효과가 있었다. 우와족 관련 기사는 ‘오마이뉴스’ 등에서도 본 기억이 나는데, 끝에 성금을 모으자는 글이 있더라. 그걸 하나의 운동으로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신문이 발전하면서 독자들이 ‘리플’을 달며 또 하나의 토론문화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 남는 건 이영자 관련 기사였는데, 기사가 찬반논란이 많이 되면서 또 하나의 기사를 만들지 않았냐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들을 다뤄볼 필요가 있지 않나. 또 이동통신회사에서 카드를 많이 발행하는데, 그게 회사나 이용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궁금했다. 한번 나온 기사에 후속기사가 이어지는 게 참 좋다. 동강문제 등도 다시 탐방을 해서 어떤 식으로 변화돼가고 있는가 보여줬으면 좋겠다. 남우희 나는 휴먼 포엠이 이름은 이상한데 (웃음) 기사내용은 굉장히 좋은 것 같다. 그러나 ‘해피 박’ 이야기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대체복무제가 종교의 문제로 비화돼선 안 된다는 기사를 잘 봤는데, 이왕 일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차라리 종교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필요도 있다. 왜 우리나라 보수 기독교계가 여호와의 증인 문제로 이렇게 나오는지 등에 대해서. 도서관문제가 심각하다. 초등학교에 좋은 책은 하나도 없으면서 PC는 엄청나게 보급됐다고 한다. 나라에서 세우는 도서관도 형편없다. 또 하나는 체육문제다. 일각에서는 김운용씨가 IOC 위원장 선거에서 떨어지면서 이 참에 엘리트 체육이 아니라 생활체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이희진 풀뿌리 통신 ‘지자체가 왜곡교과서 덮는다’는 기사나 마이너리티 ‘상고 졸업장이 찢겨진다’ 기사가 좋았다. 스토킹기사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거나 아주 절실한 문제도 아닌데, 갑자기 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성 피해자들 사례를 많이 들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정말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문제는 가정폭력이다. 최근 매체들에 가정폭력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가정폭력을 다루는 범위도 단순히 부부싸움에 그치지 말고 아이들이 받는 정신적, 육체적 문제도 다뤄봤으면 좋겠다. 나처럼 이렇게 제대로 자라는 학생도 있지만. (웃음) 김현성 경제기사에 대해 꼭 한번 얘기하고 싶다. 사회, 정치기사보다 미시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골프채 밀수 얘기나, 대성그룹 집안싸움 얘기가 무슨 필요가 있나. <한겨레21>이 취해야 할 방향은 중산층보다 서민들의 경제문제가 아닌가. 의외로 경제면이 일반 경제신문에 나오는 얘기를 반복하는 것 같아 유감이다. 대체복무제 후속기사가 계속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매체들이 책임지지도 못할 얘기를 던져놓고 끝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아 참 좋았다. 한홍구-박노자 대담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역시 배운 사람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웃음) 농협문제를 다뤄봤으면 좋겠다. 농협이 거대화됐고 농민들의 의존도가 높다. 농협, 축협이 통합된 지 1년이 되는 시점이다. 과거에는 농민의 표가 전체 국민 중 30∼40% 정도 됐기 때문에 농정이 굉장히 이슈가 됐었다. 이맘때면 추곡수매문제가 논란이 됐는데, 최근에는 이 문제가 거의 부각되지 않는다. 농촌문제를 꼭 짚어볼 필요가 있다. 군폭력문제와 연관시켜 예비군제도를 파헤쳐야 한다. 평일에 생산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일년에 며칠씩 가서 훈련을 받을 만큼 그렇게 내실있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거론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시대의 예비군 훈련도 짚어볼 수 있다. 시청각 교육은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예비군 훈련제도에 대해 안보문제가 아니라 경제문제와 연관시켜 다뤄보자. 시사적인 내용에 독자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지 않은 것 같다. 최근 어려운 용어가 많이 툭툭 튀어나올 때가 있다. 그 부분에 대한 용어설명을 좀더 보완해줬으면 한다. 용어설명이 없다면 그 부분을 설명해주는 인터넷 사이트라도 가르쳐달라. 장애인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오디오북 형태로 인터넷에 주요기사를 올려놓으면 장애인만 아니라 노인들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그리 어렵지 않고 돈 안 드는 작업이니 생각해봐야 한다. 류재수 366호 유전자변형 식품을 다룬 특집과 관련해서 현재 수입되고 있는 품목들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엇다. 두부도 거의 수입콩으로 만들고 밀가루도 마찬가지다. 비례대표제를 다룬 369호 정치기사에서 여러 외국의 사례가 나왔지만 설명이 너무 짧다. 엄청나게 복잡한 문제인데, 그걸 그렇게 작게 다뤄서 독자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좀더 광범위하게 장단점을 자세히 다뤘어야 했다. 골프채 밀수문제 기사는 사실 골프채만이 아니다.우리나라에서 밀수되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밀수 전반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골프채 얘기가 나왔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정일웅 365호 마이너리티에서 다룬 상업고등학교 문제는 상업고만이 아니고 실업계 학교들이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점의 하나다. 지방의 실업계 고등학교는 시내에도 자리잡지 못하고 시외로 밀려버리는 등 슬럼화되어가고 있는 문제점도 있다. 366호에 실린 제임스 팔래 교수와의 대담은 그 절반 정도가 20, 30년 전 연구물인 조선후기 사회와 흥선대원군의 개혁정치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보다는 그의 최근 연구주제인 ‘한국의 인권’이나 근대성에 대한 내용이 다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368호 군폭력에 대한 표지기사는 자칫 선정적인 사진이나 내용으로 흐를 수 있었는데, 수위조절과 초점맞추기를 잘한 것 같다. 검정고시문제도 다뤘으면 한다. 검정고시는 일년에 두번 본다. 4월과 8월. 식목일에 시험보는 4월보다 8월시험이 문제다.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사람들은 물론 중학교나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직장도 그다지 넉넉하지 못하다. 쉽게 말하면 평일중에 시험본다고 하루 쉬기가 만만치 않은 직장이라는 것이다. 접수는 했으나 시험을 못 보는 경우도 있고, 다음 4월시험으로 미루는 경우도 있다. 전야협(전국야간학교협의회)과 ‘검정고시 총동문회’ 중심으로 검정고시 공휴일 시행에 대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유야무야됐다. 교육부에 물어보니 기독교계의 반발이 워낙 커서 일요일에는 시행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 (독자편집위원회 커뮤니티 www.freechal.com/hanifriend)
글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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