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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뽑은 올해의 인물] 대통령 가는 길에 화제 만발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인물 1위 노무현… ‘신선한 충격’으로 인기 끈 강금실 법무부 장관 2위에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인물 1위는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지난 12월2일부터 시작된 독자공모에서 응모 독자의 25%가 노무현 대통령을 올해의 인물로 뽑았다. 노 대통령의 뒤를 이어 강금실 법무장관(13%), 부안 주민들(7%), 가수 이효리(7%), 야구선수 이승엽(5%),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4%), 송두율 교수(4%), 탤런트 이서진(4%),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3%), 문규현 신부(2%),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2%) 등이 선정됐다.
부안 주민들이 켠 ‘푸른 신호등’
독자들은 노 대통령을 올 한해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로 인정하면서도 평가에서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일부 독자들은 노 대통령이 당선 당시 국민의 열렬한 지지를 저버리고 노동운동에 대한 폭력적 진압, 파병 결정, 측근 비리, 무책임한 발언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라며 불안감을 표시한 독자도 있었다. 그러나 그간의 관행을 깬 파격적인 인사, 보수세력의 무책임한 공세에 맞서 나름대로 개혁적 입장을 견지한 점에 높은 점수를 준 독자들도 많았다. 강원도 강릉시에 사는 김경목 독자는 “올해 <한겨레21> 표지 중 노무현 대통령이 모두 11번이나 등장했다”며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한해였다고 분석했다. 강금실 법무장관을 올해의 인물로 뽑은 독자들은 대부분 그의 언행이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평했다. “그가 보여준 공정한 판단력과 강인한 실천력은 지난 정부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다”(조용순·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첫 여성 법무부 장관으로 조금의 흔들림도 부족함도 없다. 그는 정치인들에게 서슴없이 말한다. ‘이건 완전 코미디야, 코미디…’”(김유진·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강 장관의 여성적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독자들도 많았다. “단아하고 깔끔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외모”가 인상적이라는 독자부터 여성의 인권 확장에 기여한 부분이 많다는 찬사를 보내온 독자도 있었다. 유재범 독자(대전시 중구 문화동)는 이(二)효리 모두 우리 사회에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며 강 장관과 가수 이효리를 함께 선정했다. 부안 주민들을 올해의 인물로 뽑은 독자들은 그들이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방향 잃은 노무현 정부의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고 평한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핵폐기장 부지 선정이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이었으며 주민 시위 진압 과정이 폭력적이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무현 정부가 현명한 집단이라면 부안에서 푸른 신호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이소엽·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올 한해를 달군 ‘이효리 신드롬’은 가수 이효리를 올해의 인물 3위에 올려놓을 만큼 폭발적이었다. ‘이효리 상표’는 노래에 그치지 않고 패션, 화장, 장신구 등의 분야에까지 주가를 높였다. 야구선수 이승엽도 우울함으로 가득한 올해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많은 표를 받았다. 그의 홈런 기록은 홈런볼의 주인·가격과 함께 올 가을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 좌절과 일본행은 국민들의 실망과 기대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한 독자는 이승엽 선수의 생년월일, 체격, 연도별 기록과 수상경력을 A4용지 3쪽 분량에 적어 보내며 그를 올해의 인물로 강력 추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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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송두율 교수는 같은 표를 받아 6위에 올랐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과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으로 전 세계를 긴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국에서 파병 논란이 진행 중이어서 그에 대한 비판은 더욱 신랄했다. 최일우(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씨는 “올해의 문제아로 주저없이 부시 미 대통령을 뽑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송두율 교수에게는 ‘동정론’이 몰렸다. 독자들은 그의 친북 성향 논란과 상관없이 국가보안법과 인권유린을 문제 삼았다. 송 교수에 대한 평가에는 ‘분단국가의 희생양’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고, 그의 빠른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탤런트 이서진씨가 나란히 6위에 오른 것은 약간 뜻밖이다. 드라마 <다모>에서의 명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의 파괴력은 그만큼 컸다. 그의 연기뿐 아니라 철저한 자기관리와 인격을 칭찬하는 독자들도 많았다.
그 외 소수 독자들이 지목한 올해의 인물은 자살자들, 가수 보아, 아동문학가 이오덕씨, 지하철에서 노인을 구하고도 선행을 숨긴 박남이씨, 네이스 제작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고등학생 3명, 정몽헌 전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 지율 스님, 드라마 <대장금>의 이영애씨, 지하철 화재로 고통을 겪은 대구 시민, 구세군, 배우 문소리씨, 송두율 교수의 변호를 맡은 김형태 변호사, 야구선수 김병현씨, 대한민국 국민 등이었다. 올해의 인물로 ‘웃음을 간직한 대한민국 국민’을 뽑은 독자 강경훈(전북 고창군 고창읍)씨는 선정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너무나 어두웠던 한해… 내년에는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경제·정치적 상황, 노사가 하나되는 사회를 이룩하자는 의미에서 국민들의 환한 웃음을 표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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