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서 저를 낳기 전, 이름을 고심하면서 딸이면 누리, 아들이면 겨레라고 지으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성이 전(全)씨인데 누리와 겨레가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어서 ‘하나’라고 지었다네요. 하나로 조국이 통일하길 바란다는 뜻에서요. 그런데 마침 임수경씨가 “겨레(조국)는 하나다”라는 말을 해서 섬뜩한 기분마저 들었대요. 그래서 그냥 저는 ‘한겨레’입니다.” 전하나(23)씨는 이렇게 <한겨레21>과 자신의 인연을 ‘운명’으로 결론지었다. 훗날 그의 부모님은 하나양의 돌반지를 팔아 한겨레 주주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설처럼 전해진다고.

“부모님이 두 분 다 선생님이에요. 교육 현장에서 한겨레의 좋은 자료들을 갖고 아이들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그런 선생님들을 만나길 바랐었거든요.” 그래서 그는 <한겨레21>이 좀더 교육과 관련한 기사들을 많이 다뤄주었으면 한다. 그 역시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면서 <한겨레21>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사실 이제껏 <한겨레21>을 비판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언론학을 공부하고 매체비평학회 활동을 시작하면서 홍세화씨의 말을 빌려 한겨레를 ‘비판적으로 지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겨레21> 기자들, 긴장할 대목이다.

그는 최근에 읽은 한스 울리히 트라이헬의 소설 <실종자>를 <한겨레21>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한다. 전후 독일 사회와 우리네 모습이 닮아 있어 많이 공감했다고. 아직까지 분단으로 인한 상처가 치유되지 못한 우리의 삶이 소설 속 결말 이후의 삶인 것 같단다. “통일을 이루기 전까지는 우리 모두가 이 시대의 실종자인 것 같아요. 제 이름처럼 어서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역시 전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