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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독자와 함께 등록 2003.05.21(수) 제460호

[독자와함께] 이제 ‘천신정’이 답해야 할 때

458호 표지이야기, 그 뒤

민주당 신당추진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했다. 의견이 접근하는가 싶으면 어느새 새로운 쟁점이 불거졌다. 1주일 단위로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주간지 기자로서는 여간 고민스러운 대목이 아니었다. 독자들의 손에 잡지가 배달될 무렵이면 전혀 새로운 판이 벌어질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천정배·신기남·정동영 의원 등 바른정치실천모임 소속 의원들의 이야기를 표지로 다룬 데는 이런 사정도 작용했다. 급변하는 신당추진 상황을 무리하게 따라가기보다 신당론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짚어볼 요량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2년 전만 해도 ‘말발’이 서지 않는 비주류 소수파에 불과했다. 당의 전면적인 쇄신을 주장했다가 당내 주류였던 동교동계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는 ‘왕따’ 신세였다.

이들은 원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동교동계의 전폭적인 지원과 ‘애정’ 속에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당 쇄신을 요구하며 반기를 들었을 때 동교동계 의원들이 “당신들이 그럴 수 있느냐”며 배신감을 드러낸 것도 일견 이해할 만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당을 전면적으로 쇄신하자는 이들의 주장은 대중의 공감을 얻었고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 당시 상황에서 희생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2년이 흐른 지금 이들은 명실상부한 당내 주류로 올라섰다. 예전엔 뭔가를 요구하고 주장하면 그만이었지만 이젠 뭔가를 집행하고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위치가 됐다. ‘저지르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집행하는 능력은 부족하다’는 꼬리표를 떼어낼 때가 된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젊고 좋은 학교를 나왔으며 법조와 언론, 재계에서 전문 지식을 쌓은 사람들이다. 야심도 많고 자기들끼리 잘도 뭉친다. 이 때문인지 민주당 일각에선 이들에게 ‘딴 마음’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당내 주도권을 장악해 자기들끼리 다 해먹으려는 ‘이너서클’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제 이들이 답해야 할 차례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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