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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독자와 함께 | 등록 2003.04.02(수) 제45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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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한국 경제, 치료는 지금! 외환위기 전 외국인 투자가들이 우리나라를 앞다퉈 떠날 때 경제관료들은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 경제는 펀더멘털이 튼튼하니까 걱정 없다” 당시 성장률 같은 거시경제지표들로 보면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우리는 결국 외환위기를 맞았을까 한 경제학자는 최근 이렇게 설명했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하고, 수익성에 문제가 없을 때나 성장률 같은 거시지표로 펀더멘털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하물며 재무건전성이나 수익성을 평가할 수 있는 회계자료마저 부실하다면 성장률 같은 지표로 펀더멘털을 얘기한다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최근 검찰수사 결과 드러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은 우리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외환위기 이후 국민 세금 100조원 이상을 들여 구조조정을 했는데, 재계순위 3위의 재벌 계열사가 1조원이 넘는 부실을 숨기고 있었다니. 그러나 이런 일이 생기면 늘 나오는 말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왔다. “체력이 떨어진 환자를 수술하려다 보면, 죽는 수가 있다. 체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자.” ‘현 정부 경제팀이 불안하다’는 표지 이야기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재벌개혁’을 강조하며 집권한 새 정부의 재벌정책이 벌써부터 후퇴조짐을 보이는 데 대한 우려를 담았다. 사실 우리는 SK에 대한 검찰의 전면적 수사가 재벌개혁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에 처음부터 동의하기 어려웠다. 검찰수사가 재벌개혁에 도움을 주려면 일관성이 중요한데, 그것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SK글로벌에서 대규모 분식회계가 적발된 것은 의외였다. 검찰이 철저히 수사를 한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정부가 이번 일을 계기로 김대중 정부가 보인 잘못을 또다시 되풀이하려는 데 있다. 집권 초기 재벌개혁, 경제 구조개혁에 매진한 김대중 정부는 99년 대우사태가 터지자 ‘앗 뜨거워’ 하면서 구조조정을 중단해버렸다. 그러고는 각종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 경제는 순항했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침체가 길어지고,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하고, 북한 핵사태가 터지자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감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세계경제의 우등생이라는 소리를 듣던 우리 경제가 왜 갑자기 이렇게 됐을까 지난해 좋던 경제지표는 국민 세금으로 금융부실을 메워 부실기업을 연명하고, 국민이 빚을 얻어 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나타난 착시현상은 아니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정부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취약한 기반으로는 외부환경이 좋아진다고 해서 우리 경제가 두 발로 서기 어렵다. 치료는 병이 고황에 들기 전에 해야 한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