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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지역구도를 깨뜨려라 435호 표지이야기, 그 뒤
<한겨레21> 435호는 노무현·정몽준 두 후보가 포장마차에서 러브샷을 한 직후 만들어졌다.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두 사람의 약속대로 후보단일화가 이뤄졌다. 단일후보의 파괴력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만년 꼴찌였던 노 후보가 부동의 1위 이회창 후보를 제친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거기까지지만, 분명 ‘단일화 바람’이 분 것이다.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대표적인 분석이 ‘덧셈의 셈법’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노 후보의 지지도에다, 충청도와 강원도에서 우세를 보여온 정 후보의 지지층이 합쳐진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정 후보의 지역구인 울산도 보태진다. 지역대결 구도를 불변의 전제로 삼는 전형적인 분석틀이다. 일종의 변형된 호남·충청 연합구도고, 5년 전 DJP 연합구도와 닮은 데가 많다. 그러나 ‘단일화 바람’이란 것이 고작 이런 정도라면, 그것은 불지 않는 것만 못하다.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올 12월19일 밤 우리나라 동서 가운데 한쪽은 웃고 한쪽은 울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런 뒤끝으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5년 동안 계속 반목과 질시의 수렁텅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불행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2004년 4월 총선을 치르고 나자마자 바로 ‘레임덕’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대통령만이 아니다. 이념과 정책과는 무관하게 당선만을 위해 이러저리 옮겨다니는 철새들을 계속 봐야만 할 것이다. 12월19일은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 못지않게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 낡은 정치 분석틀로는 도저히 해석이 안 되는 표들이 쏟아져나오길 희망해본다. 호남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영남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얻는 선거결과 말이다. 단풍(單風)은 그렇게 지역구도를 허물어뜨리는 태풍이 되어야만 역사에 의미를 남기는 바람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오직 승리에만 눈이 먼 두 후보들이 벌인 큰 도박판에 분 한낱 돌개바람으로 기록될 것이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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