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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독자와 함께 등록 2002.11.27(수) 제436호

[독자와 함께] 행자부 징계, 어이없다

434호 표지이야기, 그 뒤

434호 표지이야기의 주인공인 서울시 7급 공무원 하재호씨는 아직 ‘무사’하다. 공무원 노조 깃발 아래 소속과 이름과 얼굴을 밝히며 언론에 등장해도 되겠느냐며 주변 동료들은 우려했지만 아직 특별하게 시비를 거는 간부들은 없었다고 한다. 도리어 대학과 취업전선으로 갈라진 탓에 20년간 연락 없이 지낸 동창들에게 격려 전화를 받았다. 그런 그가 최근 행자부의 연가파업 참석자 징계방침을 전해 듣고 망연자실하다. 밥그릇 때문이 아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다.

행자부는 11월4일, 5일 집회에 참석한 공무원들 3천여명 중 경찰에 잡혀갔던 591명에 대해 전원 징계방침을 내리며 이를 이행하지 않는 지자체에는 지방재정교부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중징계 대상자는 정직·해임·파면이고, 경징계 대상자는 감봉·견책을 받는다. 하씨는 중징계 대상에 속한다. 죄목은 집단행동 금지 규정을 어기고 성실·명령복종의 의무를 불이행했다는 것이다.

하씨는 “시민을 볼모로 공무원 노조를 뭉개려는 방침에 서글픔마저 느낀다”고 말한다. 서울시나 부산시 등 광역자치단체를 제외하고 상당수의 지자체는 재정자립도가 낮다. 30%도 되지 않는 곳이 부지기수다. 이런 지방자치단체에 교부금을 중단하면 당장 주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현재 불구속 기소 상태인 하씨는 “최소한 법적 판단이 나온 다음에 징계한다면 달게 받겠다. 지금처럼 토끼몰이식으로 ‘찍어 골라’ 징계하고, 자치단체장의 판단을 존중하지 않는 무원칙한 방침에 따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애초 <한겨레21> 편집팀에서는 제목을 정하느라 고민이 많았다. “철밥통·낙지부동 일어서는 공무원”이라는 제목이 너무 ‘쎈’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자칫하면 공직사회에서 잘릴 위험을 무릅쓰고 깃발을 든 이들의 심정을 간명하게 드러낼 다른 제목을 찾기 어려웠다. 익명의 공무원 몇명이 “공무원 노조는 제2의 전교조다”는 의욕적인 의견에서 “그래봤자 정권 바뀌면 다 소용없다”는 체념 섞인 자조까지 다양한 의견을 보내왔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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