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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을 이용하는 자 431호 표지이야기, 그 뒤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했다는 미 국무부의 발표가 나온 지 20여일이 지났지만, 정확한 내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당사자인 북한은 특유의 완곡어법을 동원해 “핵무기보다 더 한 것도 가지게 돼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계획의 실체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 역시 북쪽에 들이밀었다는 ‘구체적 증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데다, 12월 초 이슬람 금식기간(라마단)이 끝날 무렵까지 이라크 공격 준비를 마치겠다고 공언한 부시 행정부로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오는 12월19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교체가 유력한 국내 상황도 미국을 느긋하게 한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미 행정부는 ‘선 핵포기 후 대화재개’라는 원칙론만 되풀이하고 있다. 핵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오히려 북한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 10월25일 외무성 대변인이 낸 논평에서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통해 우리에 대한 핵 불사용을 포함한 불가침을 법적으로 확약하면 우리도 미국의 안보상 우려를 해소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한성열 차석대사는 11월2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핵개발 계획을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까지 말했다. 핵문제를 둘러싸고 북-미관계가 공전을 거듭하는 사이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의 그늘은 점점 짙어진다. 제네바 합의에 따른 중유공급이 중단되는 등 북에 대한 압력의 수위가 높아지고, 대화를 통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도대체 북한 핵문제를 협상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북한인가, 미국인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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