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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심공약으론 안된다 427호 표지이야기, 그 뒤
추석합본호(427호) 표지기사 “사병월급 현실화”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인터넷 <한겨레21> 의견란과 기자 이메일로 보내온 의견은 크게 두 갈래였다. “군대 얘기만 나오면 피가 솟는다”는 분노와 “계속 깊이 있게 다뤄달라”는 주문이었다. 군대의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들도 줄을 이었다. 헌법과 병역법에 따라 일정 나이 이상의 대한민국 남자는 병역의 의무를 진다. 군대 문제는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에게든 자신과 가족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군대는 성역 중의 성역이었다. 냉전안보 논리가 오랫동안 국민의 의식을 옥죈 탓도 있고, 너무 많이 곪아 감히 메스를 들이밀 엄두를 못 낸 탓도 크다. 독자의견 가운데는 현역들의 의견 못지않게 예비역들의 의견도 많았다. “나는 비참했지만 후배들은 그러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실효성 없는 예비군 제도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지면 사정상 일일이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군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뤄달라는 주문은 잊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 국방부는 취재기간 “우리도 월급 많이 주고 싶다. 국방부 안에서도 가능한 한 5만원 정도는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내년도 예산편성이 끝났으니 내후년에는 최대한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는 얘기를 했다. 정해진 국방예산 안에서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메우는 안이한 방식으로는 병사들의 처우와 땅에 떨어진 사기를 올릴 수 없다는 사실을 국방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진영에서는 군 복무기간과 관련한 공약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만큼은 선심공약으로 그칠 수 없을 것 같다. ‘사회 귀족층’의 병역기피에 대한 보통국민의 분노와 불만은 임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 명일동에서 장사를 하는 안아무개씨 의견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겨레21>로 전화를 걸어온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큰아들은 제대했고, 둘째는 군에 있다. 금쪽 같은 자식들이지만 나라를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인생의 황금 같은 시간을 잡아두면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그 시간이 자신과 나라를 위해 무의미한 시간이 아니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군에서 빼내지 못해 한숨 쉬고 보내놓고 맘 고생하느니 부모들이 힘을 합쳐 확 뜯어고치면 좋겠다. 군대를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은 부모들의 몫이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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