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와 함께 ] 2002년08월13일 제422호 

420호를 보고

병역거부의 ‘양심’은 무엇인가

이번호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 청년의 이야기를 읽고 쓴다. 현재 군복무를 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그들이 이야기하는 ‘양심’이라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적군에게 총구를 들이밀 수 없다는 이야기인가. 그렇게 말할 경우, 과거에 군복무를 이행했고 또 현재 군복무 중인 수많은 청년들은 전쟁이라는 이름하에 타인에게 총을 발사하여 폭력본능을 발산하고픈 욕구의 소유자들이란 말인가. 누구도 다른 사람을 죽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북한과 여러 강대국의 첨예한 이해관계에 휘말려 있는 우리나라의 처지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현실은 항상 전쟁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고 수많은 군복무자들은 그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 지금도 열심히 복무하고 있는 것이다. 군복을 입고 싶지 않다면 병역특례요원이라는 제도도 있지 않은가. 인도주의적이고 평화주의적인 자신의 가치관을 배신하지 않으려는 그들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 인식에서도 좀더 균형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공개적인 토론의 장에서도 ‘양심에 의한’이라는 용어는 다른 용어로 대체했으면 한다.

이상현/ 대구시 남구 봉덕2동

받고 보니 전시 끝났더라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이 무엇보다 자녀교육의 우선순위라고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주부로서 신문이나 각종 매체를 통한 전시행사 기사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번호 사람이야기에 나온 탈성매매 공동작업장 꽃가게 언니들의 전시회 홍보는 지면만 할애한 형식적인 기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왜나하면 전시회 기간이 8월2일까지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한겨레21>을 받아본 날이 8월2일이었으니까. 그래서 지난호에 미리 행사홍보가 있었나 하고 찾아보니까 그렇지도 않았다. <한겨레21>의 특성상 그런 전시회에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려면 사전홍보가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방학을 맞이하여 아이들에게 다양한 삶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일깨울 수 있는 기회가 수포로 돌아간 것 같아 아쉽다. 더불어 많은 관심이 요구되는 소외된 계층의 문화행사 홍보에 좀더 넓은 지면이 할애되었으면 한다.

정상희/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의대 정원 감축안 찬반 시비를 보며

대통령 자문기구인 의료발전제도 특위가 내년 의대 정원을 10% 줄이기로 하자 교육부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 혼선을 빚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로서는 정부의 무책임한 교육정책에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복잡한 속내야 알 수 없지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떠들면서 입시를 겨우 80여일 남겨놓고서 이 꼴이니 수험생들은 누구를, 무엇을 믿고 공부해야 하나? 일반 법률시행에서도 유예기간이 있거늘, 이번 일로 수험 준비생들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없어야 할 것이며, 거짓 약속을 남발한 관계 공무원에게는 엄한 추궁이 뒤따르길 바란다.

이선기/ 서울시 구로구 오류1동

농촌으로 떠나는 휴가

영광댁 사는 이야기 ‘휴가농사’를 재미있게 읽었다. 여름휴가 동안 농촌에서 머물렀던 사람으로, 공감하며 이 글을 쓴다. 알려진 바대로 우리 농촌은 공동화된 지 오래다. 어린아이들은 찾아볼 수 없고 힘없는 노인들만이 외롭게 살고 있다. 마을마다 빈 집이 흉물스럽게 놓여 있어 모처럼 고향을 찾은 사람들도 낯선 곳처럼 느끼고 만다. 휴가철이라 바다로 산으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열심히 산 사람들의 휴식이니 비판할 것은 없다. 그러나 명소만 찾을 게 아니라 고향 농촌이나 오지 마을을 찾아 며칠간 묵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몇 사람 건너뛰면 누구나 시골과 인연이 있는 게 우리들의 모습이다. 멋있고 근사한 것에 익숙해진 우리 눈에 만족스럽진 않아도 산과 들은 얼마나 푸르른가. 산들바람이 이는 저녁 마당에서 울려다보는 별은 얼마나 찬란한가. 외로울 수밖에 없는 노인들과 정담을 나누며 노인들이 제공하는 각종 푸성귀를 입맛에 맞게 조리하면서 조금은 불편해도 견디어보는 휴가도 괜찮지 않을까. 요즘은 청소년들에게 공동체 생활이나 극기훈련을 시키고 있는데 농촌에서 경험하는 휴가가 더 기억에 남을 것이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저렴하다. 명승지 피서 경비의 절반이면 족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농촌에서 ‘체’나 ‘티’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는 체, 많은 체, 있는 티를 내지 말고 똑같은 사람으로서 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 고추나 가지 한개에도 주인 허락 없이 손대지 말아야 한다. 휴갓길이 어떤 때는 고생길이 될 수도 있다. 해변에서 뒹굴다 온 피로나, 시골 밭두렁에서 뒹굴다 온 피로는 똑같다. 어느 쪽이 더 유익했을까는 각자의 판단인데, 나는 ‘휴가는 농촌으로’를 주장한다. 이렇게 적은 지면에 실을 것이 아니라 서너쪽쯤 할애해서 농촌으로 떠나는 휴가를 기획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남기문/ 서울시 동작구 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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