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와 함께 ] 2002년07월03일 제416호 

눈물난다 코리아

독자시단

이제 대∼한민국 소리만 들어도 눈물난다
붉은 옷, 태극 무늬만 보아도 눈물겹다
대∼한민국

마지막 한 순간까지
정념의 한 방울까지 쏟아부으며
악착으로, 성심으로 싸우는 힘.
내가 과연 그러한 순수의 열정으로 살아왔던가

축구는 원래 전쟁이라지
삶도 전쟁이라 했다
내 삶의 전쟁을 치러내기 위하여
나는 그토록 치열하게, 그토록 결연하게
죽기살기로 살아왔던가

내 안의 냉소와 내 안의 불신과
내 안의 안일을 걷어내고
체념도 지혜라며 스스로를 죽이던 비겁을 쓸어내고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며 회유하던
온갖 회색의 죽은 지식을 떨어내고

내 안의 붉은 피
선혈의 용솟음을 거침없이 내뿜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한 방울의 기름이 되어
나 자신을 불살라 버리는 힘

내가 저토록 붉은 단심으로
매순간을 살아왔던가

거리에서 또 어디에서 외치며 뒹굴며
언제나 시대의 정점에 있어왔노라고
지식인인 양, 예술가인 양
사람이 없다고, 함께할 사람이 없다고 괴로워하며
나는 이제껏 얼마나 내가 아닌 우리를 배척해 왔던가
나는 왜 지금껏 서로가 서로를 얼싸안으며
한 가지를 염원하는
이토록 가슴 벅찬 감격을 미처 꿈꾸지 못하였던가

대∼한민국!
그동안 얼마나 멀리 있는 낯선 이름이었나
펄럭이는 태극기
강요된 극우의 국가주의도
고독한 좌파의 엄폐된 상징물도 아닌
7천만 겨레의 희망이자 긍지로 살아나
자유롭게 평화롭게 나부낀다

민족사를 가족사로 느끼는 힘
식민을 분단을 전쟁을
빈곤을 독재를 IMF를
내 어쩔 수 없는 슬픈 가족사로 보듬어 안는 뜨거움

분열을 녹여내는 용광로
그 펄펄 끓는 대동의 환희
가슴에서 가슴으로 옮겨 붙는 불꽃
일체의 가식과 회한을 벗고
맥박에서 맥박으로 하나되는 함성

대∼한민국!
이제 이 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솟는다. 나의 누이, 나의 형제여!

황진미/ chingmee@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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