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논단
한참 고시공부에 열중인 대학생입니다. 제가 요새 많이 하는 고민 중의 하나는 바로 나이에 관한 것입니다. 취직과 관련된 거의 모든 시험에는 상한연령이 있습니다. 응시연령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에는 나름대로의 장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남성에게 해당되는 군 전역자에 관련해서 발생하는 것인데요. 국가에서 주관하는 시험은 문제가 없습니다. 군 전역자에 대한 가산점 제도에 헌재가 위헌판결을 내린 뒤 남성 군 전역자에 대한 나름대로의 배려로 응시연령이 군복무 기간에 따라 상향 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언론사(제가 생각하고 있는 분야라서 적었습니다만 여타 사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를 비롯한 사기업은 그러한 규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남성들은 군대를 다녀오면 보통 23∼25살이라는 나이에 이르고, 국가고시를 준비할라치면 알다시피 적어도 3∼4년은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물론 합격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기에 더 큰 문제입니다) 그 이후에는 다른 기업들에는 입사원서조차 접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사기업은 28∼29살을 응시 상한선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정부는 몇년 전 사기업에 응시 상한선을 철폐하도록 권했지만 실제로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것에 대해 정부가 뭐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헌재의 위헌결정 뒤 제대 남성들에 대한 배려는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남녀차별의 문제라기보다는 대한민국의 남성으로서 좋든 싫든 의무를 다한 국민에 대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4∼5년을 고시공부 하고 나서 이 길이 아니라고 깨달아도 할 수 있는 건 결국 공무원 시험 준비뿐입니다. 이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고시병’을 더욱더 심화시키며, 우수한 인력의 낭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대 뒤 곧바로 언론사 등 사기업 입사 준비를 하면 될 거 아니냐는 반문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 역시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군대를 면제받은 남성이나 여성들은 공무원 시험과 사기업 입사 준비를 해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반면, 군을 제대한 남성은 어느 하나의 선택을 강요받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군대 면제가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실이 정상적으로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의 피해의식을 더욱더 자극하는 것은 말씀드릴 필요도 없겠지요.
저의 제안은 저만의 생각은 아닙니다.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남성들과 대화를 해보진 못했지만, 적어도 제 주위에서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대다수의 남성 수험생들뿐만 아니라 여성 수험생들도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그렇기에 정부 차원에서 사기업들과 협조하여 군 제대자에 대해 응시연령을 지금의 국가공무원 시험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도록 해주었으면 합니다. 잘 알다시피 대학 입학에서부터 졸업 뒤 취직까지의 기한이 점점 더 길어지는 추세입니다. 이것은 좋게 보면 대학생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다는 것이고 국가적으로도 반길 만한 현상입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게 사기업들도 응시 상한연령 조정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주성재 juicy10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