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섹션 : 독자와 함께 등록 2002.02.05(화) 제396호

[독자와함께] 민간자격증, 꼼꼼히 따져라

제394호 표지이야기 ‘너 자격 있니?’를 둘러싸고 기사가 나간 뒤 크게 두 가지 반응이 들려왔다. 하나는 민간자격증이고 다른 하나는 수많은 국가기술자격증에 관한 것이었다.

우선 민간자격증에 대해 말하는 부류는 “도대체 믿을 수 있느냐”, “괜히 자격증 따려고 시간과 돈만 허비하는 게 아니냐”며 의문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기사에서 민간자격증을 일부 다루긴 했으나 두루두루 폭넓게 해부하는 기사가 아니어서 그런지 아쉬웠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있었다. 사실 자격기본법이 ‘법인, 단체 또는 개인은 누구든지 민간자격을 신설하여 관리·운영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자격증 그 자체가 불법인 것은 거의 없다. 탈이 생기는 건 ‘허위·과장 광고’다. 취업난을 틈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민간자격마다 ‘국가공인 보장’, ‘취업·고수익 보장’ 등 갖가지 ‘보장’을 남발하면서 취업난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헛갈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민간자격이라 해서 다 쓸모없는 자격증은 아니다. 기사가 나간 뒤 교육인적자원부는 ‘민간자격증 과장광고 주의령’을 내리면서 민간자격증 가운데 30개는 국가 공인을 받았다고 밝혔다(문의: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 02-720-2161). 그러나 나중에 공인을 받더라도 그 전에 취득한 자격에는 공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한다. 또 민간자격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 분야에서 이미 국가(기술)자격증이 존재하는지, 기존 국가자격증 소지자의 업무영역과 겹쳐서 자격증을 따더라도 실제로 일하려들면 법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국가기술자격증(600여 종목)과 관련해서는 자격증 취득열풍을 다루면서 국가기술자격증은 왜 빠뜨렸냐는 지적이 많았다. 사실 이번 기사는 세무사, 중개사 등 ‘면허성’ 자격에 초점을 두었고 따라서 ‘능력인정형’ 자격은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환경기사의 경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에 의무고용토록 돼 있지만 기업체마다 일반 사무직으로 뽑으면서 자격증 소지자는 다만 ‘우대’하는 식으로 변칙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자격증만 따서는 별 소용없고 워드프로세서 등 다른 자격까지 갖춰야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수질환경(산업)기사의 경우 이미 배출된 자격자는 4만명을 웃도는데 의무고용해야 할 폐수배출업체는 7천여개에 불과해 상당수 자격증이 장롱 속에 잠자고 있다고 한다. 이런 수급불균형을 비롯해 국가기술자격증 문제는 나중에 다뤄볼 생각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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