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섹션 : 독자와 함께 | 등록 2002.01.22(화) 제39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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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함께] 우리의 가난한 복지의식 건강보험에는 참으로 복잡한 관계가 얽혀 있다. 392호 특집 ‘재정통합은 봉급쟁이를 울린다?’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건강보험의 이런 이면적 속성을 잘 보여줬다. 건강보험공단 직장노조는 이 기사가 나간 뒤 한겨레신문사 관할 경찰서에 무려 한달에 걸친 항의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많은 독자들이 게시판에 의견을 올리거나 이메일을 보내왔다. 독자들의 지적은 여느 기사들보다 훨씬 날카로웠다. 그러나 적지 않은 글들이 칼끝은 날카롭되 지향점이 흔들리는 것 같아, 두려우면서도 씁쓸했다. 아마 몇통 안 되는 격려 이메일이나 전화가 없었다면 심하게 상심했을지도 모른다. 그중 하나가 “자영업자의 소득파악이 얼마나 이뤄졌느냐”는 추궁이었다. 기사에도 썼지만 이를 입증하는 건 불가능하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 감추기에 대한 독자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그러나 이른바 소득파악률은 통합의 전제조건과는 무관하다. 재정을 통합하든 분리하든, 봉급쟁이에게 끼치는 영향은 다르지 않다는 얘기 또한 기사에 썼던 내용이다. 일부 독자들은 ‘과잉진료에 보험료가 거덜난다’라는 기사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대부분 의사 또는 의대생이라고 밝힌 독자였거나, 의사 같아 보이는 독자였다. 내용은 주로 ‘MRI는 보험급여가 안 되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과는 상관없다’는 것이었으며, 이를 근거로 “기사가 엉터리”라는 결론으로 귀결하곤 했다. 하지만 기사는 ‘MRI’ 부분을 우리나라 의료공급체계를 설명하는 기재로 거론했을 뿐 보험재정과 직접 연계하지 않고 있다. 한 정신과 전문의가 보내온 글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의료공급 통제를 주장하기 앞서 엄청난 개인돈이 들어가는 의사양성과정 등 의료공급에서의 공공성 강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하루 빨리 그런 중요한 문제로 의제를 옮기기 위해서라도 자잘한 이해관계에 얽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건강보험 문제부터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회적 연대와 통합을 기본전제로 하는 건강보험이 이해관계에 멱살 잡히는 우리의 ‘가난한’ 복지의식이 안타깝다. 우리의 복지의식을 높일 수 있는 주체는 기득권층이 아니라, 평범한 봉급쟁이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이다. 통합할 것인가, 분리할 것인가. 이 고민의 출발점은 마땅히 사회적 연대감이어야 한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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