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와 함께 ] 2002년01월08일 제392호 

어딘가에는 희망의 싹이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정치라는 얘기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치인은 거의 빼놓지 않고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집단에 속한다.

국민들로부터 극도의 불신을 받는 정치, 이런 정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더이상 사회발전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 그런 정치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우리 정치가 풀어내야 할 해묵은 과제다. 390호 새해특집호의 표지이야기 ‘지역주의, 두손 들어라’는 이런 과제들의 실마리를 찾아보자는 시도였다.

올해는 선거의 해다. 6월 지방자치단체 선거, 12월 대통령 선거가 잇따라 기다리고 있다. 선거는 새로운 지도력을 국민의 합의로 창출해내는 과정이라고 한다. 선거의 해를 맞아 우리의 온몸을 칭칭 얽어매온 20세기식 낡은 리더십의 극복방안을 찾아보고 싶었다. 그리고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정치 리더십의 창출 가능성을 가늠해보고 전망해보고 싶었다.

20세기 정치 지도력은 통상 ‘3김’ 정치로 상징된다. 그것은 강력한 카리스마에 기반한 1인보스체제와 지역할거주의가 핵심이 아닐까. 그리고 그 현상이 우리가 늘 언론을 통해 접하는 것처럼 끝간 데 없는 여야간 싸움박질이고, 저효율 고비용 정치, 부패한 정치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낡은 리더십의 정치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취재과정에서 마음을 답답하게 한 것은 올 선거가 어느 해보다 극심한 지역주의 선거가 될 것이라는 몇몇 전문가들의 전망이었다. 그렇지만 어딘가에는 희망의 싹이 있지 않을까. 주위를 돌아보면 시대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는데, 어떻게 정치판만 다른 곳에서는 무너져내린 앙시앵레짐의 섬으로 고고히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그래서 주목한 것이 인터넷과 여성, 당내 민주화 등 세 가지다. 쌍방형 의사소통을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은 이미 25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변화된 매체환경의 폭발성과 가능성은 2000년 4월 총선에서 낙천낙선운동으로 선보인 바 있다. 여성의 정치세력화도 남성 중심의 기존 정치체제에 대한 새로운 수혈, 또다른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애초 김대중 대통령의 당총재직 사퇴로 떠밀리듯 시작된 당내민주화를 위한 발걸음들은 국민들의 정치참여폭 확대로 분명한 방향을 잡아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세 가지 희망의 싹이 병렬적으로 나열된 데 그쳤던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들이 어떻게 낡은 정치판을 변화와 희망으로 이끌지 좀더 구체적으로 설득력 있게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또 21세기의 새로운 정치 리더십을 구체적으로 모색해보는 것도 다음 과제로 남겨놓게 됐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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