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와 함께 ] 2002년01월02일 제391호 

한국을 바꾸는 사람들

독자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커다란 기숙사 건물에 살고 있는데 가끔식 외국 친구들이 한국에 대해서 물어볼 때 저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엄마가 그간 밀린 <한겨레21> 6권을 보내주셨습니다. 신이 나서 열심히 읽던 중에 한 프랑스인 친구가 제 방에 놀러왔습니다. 처음에는 빨간 바탕에 흰 글씨로 쓰인 표지를 보더니 “공산주의자 잡지냐”고 묻더군요. 전 순간 제가 프랑스에 있다는 사실을 잊고는 “공산주의 잡지를 어떻게 출판하냐”고 되물었죠. 그의 반응은 당연히 “헉!”이었죠. 순간 어떤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습니다. 그들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왜 나는 절대불가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나서 그 친구가 <한겨레21>을 집어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안 돼!”라고 소리쳤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집어든 355호에는 ‘부평… 실성한 경찰’ 기사와 사진이 실려 있었기 때문이죠.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라고 세뇌시켜놓았는데 그 기사 하나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여섯권의 내용 대부분을 그에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조금은 부끄러움도 있었지만 솔직해지고 싶었죠. 그가 부평기사 사진을 봤을 때 처음 한 말은 “어느 시대의 사진이야?”였답니다…. 그렇게 시작된 한국에 대한 설명은 거의 두 시간가량 계속됐답니다. 다른 기사들을 이것저것 들춰보면서 어설픈 불어로 설명을 해주었죠. 침 튀기며 설명하는 제게 그는 “그래서 넌 외국에서 살고 싶냐”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아냐…. 그래도 한국은 내게 살기좋은 나라야”라고 대답했죠. 전 그다지 용기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한국을 바꾸겠죠. 그런 분들이 <한겨레21> 기자님이라고 굳게 믿어도 될까요?

김설아/ 프랑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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