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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왜 역술 열풍인가 중요한 정치·사회적 현안 앞에서 역술인이나 무속인의 말이 국민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면 이는 분명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다. 아직까지 역술이나 무속이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찾는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서는 더욱 번성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 생겨나는 사주카페가 그러하고, 인터넷 사주사이트가 성황을 이루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특히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층에 그러한 열풍이 불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수많은 정치인들이 이들을 찾는다는 점도 취재에 나서게 된 중요한 동기였다. ‘2002점’ 표지기사가 나가자 예상했던 대로 많은 비판과 논란이 있었다. “<한겨레21>이 왜 미신을 조장하는 기사를 싣느냐”, “사회현실을 파헤치는 취지는 좋다 해도 실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이 비판의 주류를 이뤘다.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비판이다. 그러나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역술 바람을 취재에서 제외시킬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역술인들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행태를 그대로 전해주고자 했다. 취재과정에서 확인한 중요한 사실은 어느 정치인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모두 기사화하지는 못했지만 정치인들은 비서나 친척을 통해 선거 전에 반드시 자신의 운세를 알아본다. 이들이 운세를 믿기 때문만은 아니다. 역술인들의 말이 민심과 여론에 끼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란 유명 역술인이 △△△가 대통령이 된다고 했다”라는 말은 실제로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다. “믿지는 않아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인식이 역술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취재과정에서 역술과 무속이 사회 각계각층으로 퍼져나가는 원인과 배경, 그리고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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