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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분자들의 백악관 BUSh STOP! <한겨레21>은 387호 표지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 부시와 미국은 위험한 도박을 멈추라는 경고였다.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무자비한 피의 보복잔치를 벌이면서 부시 자신의 정치적인 야심을 채우려는 것이 영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부시의 단독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물론 어느 변방 나라의 한 시사주간지 주장에 귀를 기울일 그가 아니지만…. 다들 이제 부시가 무섭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 앞에선 다들 입을 다물고 있다. 비위를 잘못 건드렸다간 언제 어디서 두드려맞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일까. 미국은 관대한 나라라고 생각했던 많은 이들은 적지 않게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미국은 한번 당하면 백배, 천배로 보복하는 나라구나”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미국이 정말 무서운 나라라는 것이다. “미국이 치명적인 이익을 공격당할 경우 비이성적으로 비치더라도 반드시 보복을 해야 한다”는 미 전략사령부의 보고서가 단순 구호가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미군들의 지침으로 확인되면서 더욱 그렇다. 안타깝게도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는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부시 행정부 안에서 확전 의지가 수그러들 기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외신은 미국의 테러전 확전이 사실상 조지 부시 대통령의 확전 발표만 남겨놓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수년간 지구촌 사람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미국이 벌이는 테러와의 전쟁을 지켜보면서 날을 지새워야 할 판이다. 지난 5년간 아프간 내 캠프에서 배출한 알 카에다 조직원만 전세계에 걸쳐 60여개국에서 1만1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을 다 제거하려면 글쎄, 수년 만에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흥미로운 것은 정작 더 전전긍긍하고 있는 쪽은 미국인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USA 투데이> 등은 “테러 잔당들에 의한 후속 보복테러로 미국 내 화학이나 핵 시설물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라는 등 야단법석이다. 미 국민들도 테러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테러조직 못지않게 가슴 졸이며 살아가야 할 운명에 처한 셈이다. 부시는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는 데도 정신이 없을 텐데 이번에는 돌연 옛소련과 맺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제한협정을 폐기하겠다고 나섰다. 이 협정은 과거 냉전시 미국과 소련의 무분별한 군비경쟁에 제동을 건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제 부시는 선거공약 사항인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휴짓조각으로 만들어버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무지 거침이 없다. ‘지금 백악관에는 반대가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하고 있다. 백악관 부시의 주변에는 오직 충성분자만 넘치고 있다는 것이다. “BUSh STOP!”이라고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가 아닌지….
임을출 기자 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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