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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퍼드와 애완견… “예전에는 주인이 물라면 확실하게 무는 셰퍼드였다면, 지금은 주인이 물라고 해도 제대로 물지 못하는 애완견이 됐다는구먼. 검사들 얘기가 그래….” 381호 표지이야기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보도된 뒤 평소 친하게 지내는 한 평검사가 저녁식사 자리에서 들려준 얘기다. 최근 검사들의 자조적인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었다. 그는 또 “독자들은 재미로 읽을지 모르지만 아무리 그래도 검찰이 개와 동급으로 취급되는 기사를 읽는 건 유쾌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한두해 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일부에서는 검사의 임면권을 대통령이 틀어쥐고 있고 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임명하는 법무부 장관이 검사들의 인사권을 행사하는 현행 시스템 아래서는 정치적 중립을 기대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 이들도 있다. “검찰청이 법무부의 외청으로 존재하는 한 검사도 행정부 공무원일 수밖에 없다”는 검사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검사들의 육성을 통해 그들의 고민을 직접 전달해보겠다는 이번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여전히 검사들에게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사가 검사를 너무 온정적으로 표현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검사와 검찰에 대한 사회적 불신의 깊이가 짐작됐다. “겸손한 검사를 보고 싶다”는 식의 솔직하면서도 소박한 소망이 있는가 하면, “검사에게 권력이 집중된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구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독자는 검사에 대해 “사회적 지위와 명성과 재산여부에 따라 사람대접을 달리하는 사람들, 자신보다 신분상 약자에게는 상대하는 말투부터 다른 사람들, 자신의 권력을 약자에게는 남용하는 사람들”이라며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 또다른 한 독자는 검사들이 요즘 욕을 먹는 이유는 “약한 자에게 너무 힘을 과시했기 때문”이라며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하면 반드시 자신의 눈에도 피눈물이 흐를 날이 있다는 걸 살면서 터득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검사는 현직에서 칼자루를 휘두르다가, 퇴직 뒤 돈에 눈이 충혈된 변호사로 한평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한국 검사는 절대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다”고 극단적인 표현법을 쓴 독자도 있었다. 물론 “검사들의 솔직한 면을 알게 해줘서 좋았다”는 독자도 더러 있었다. 기사가 나간 뒤 심재륜 무보직고검장이 ‘쓴소리’를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의 부산고검장 취임사는 독자들의 의견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었다. 그의 취임사를 기사에 포함시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검찰이 힘없는 사람에게는 까다롭고, 서슬퍼렇고, 군림하고, 힘있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거악을 응징할 자세를 갖지 못한 일이 많아 국민으로부터 성숙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하며, 신뢰할 수 없다는 오해와 우려를 살 행동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모든 사건을 정성을 다해 실체를 규명하고, 옳고 그름을 가려주어야 한다. 작은 사건에서 ‘작은 정의’를 실현하면 그 노력이 모여 ‘큰 정의’가 실현되고, 우리는 마침내 ‘국민의 검찰’로 부활하게 될 것이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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