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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의 이면 “여전히 전쟁중.” 9월11일 미국 테러사건은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할 만한 사건이었다. 범행의 대담함이나 규모, 참혹함에서 우리의 상상을 한참 넘어섰던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세계사적으로도 20세기말 철옹성처럼 굳게 선 미국 유일패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사건이다. 전문가들에게 향후 세계 패권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의깊게 관찰해야 하는 과제를 남겨놓은 것이다. 미국 테러사건을 다룬 377호 표지이야기 ‘전쟁, 분노의 에스컬레이션’은 무려 50쪽에 이르는 대형 기획이었다. <한겨레21>이 이처럼 대형기획을 마련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그만큼 이 테러사건을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큰 사건으로 봤다. 그 테러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377호 표지이야기의 편집 뒷얘기를 독자 여러분께 풀어놓기로 돼 있던 날, 미국은 ‘테러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사무실 TV에서는 ‘미국공습 개시’를 전하는 뉴스가 귓전을 때린다. 몇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에 대한 테러, 20여명의 사망자와 150만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첫날 공습.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비극적 소식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377호 표지이야기의 문제의식은 뒤집어보기였다. 추상적인 수준에서는 늘 ‘수천명의 죄없는 생명을 앗아간 테러=절대악’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밖에 없는 상식을, 구체적인 현실세계로 끌어내려 적용해보자는 것이었다.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적 테러에 대한 분노가 한축이라면, 미국의 일방적인 세계패권 전략에 속절없이 권리를 묵살당해온 아랍인들의 좌절과 분노, 울분이 다른 축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적어도 부시 대통령처럼 ‘테러리스트냐, 정의냐’는 식의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취재와 편집과정에서 늘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것은 암울한 일제치하 일제의 폭압적 강점에 온몸을 던져 맞섰던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 의사도 서방세계의 눈에는 한갓 테러리스트였을 뿐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번 기획에서는 테러리즘이 인간이나 종교의 사악함으로만 환원될 수 없는, 본질적으로 정치·사회적 배경을 갖고 있는 훨씬 복잡한 행위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국내 언론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아랍인들의 정서와 생각을 현지 언론인과 국내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9월11일 이후 각 방송과 신문들은 그날의 악몽을 보도하느라 분주해 보였지만 대부분 테러의 피해 정도, 미국의 보복공격에만 초점을 둬 정작 가장 중요한 테러원인 등은 거의 보도하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전쟁을 부추기는 면도 없지 않았나 싶다. 그런 중에 이번 기사에서 많을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윤미/ 서울시 강서구 등촌3동
이슬람문화와 아랍인들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아쉬운 점은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놀음에 한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깊이있게 다뤘으면 더욱 좋은 기사가 됐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전쟁으로 이익을 보는 미국 군수산업과 미디어산업의 행태를 짚어주면 미국이 주장하는 ‘보복’의 실체를 더 잘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김시열/ 서울시 은평구 수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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