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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과 낙태를 사회적 의제로 성을 다루거나 여성문제에 관한 기사를 쓰면 항상 메일이 쏟아져 들어온다. 찬반이 치열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여성기자가 썼기 때문에 시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빠지지 않는다. 응급피임약 논란을 다룬 371호 표지이야기에도 독자 반응은 뜨거웠다. 특이한 점은 욕설로 범벅되거나 궤변을 펼치는 마초맨들의 글이 전혀 날아오지 않았다는 것. 최근 기사 중에 어찌 보면 가장 여성주의적 주장이 담긴 내용이었는데 말이다. 잠깐 어리둥절해졌다. 그분들이 큰 마음 먹고 한번 봐준 것일까, 아니면 휴가철이라 기사를 읽지 않은 것일까. 희망일진대, 혹시 우리 사회에서 원치 않은 임신과 낙태의 문제가 너무 심각해 일정 정도 동의 혹은 침묵한 건 아닐까. 피임과 낙태에 관한 견해에는 집단별로 또 성별로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인 것만 같다. 답답한 것은 사람들의 견해가 엇갈린다는 이유로 사회적 의제설정을 미루다 뒤늦게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도 하고, 정책을 펼치는 입장에서는 여러 이해집단의 눈치를 보며 미적대다 반쪽짜리 정책을 내놓거나 정책 자체를 퇴행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식약청에서 계속 여론수렴을 한다고 하니 지켜보되, 응급피임약 수입 허가여부를 떠나 모두가 피임과 낙태를 자기 문제로 여기고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노레보 수입허용을 둘러싸고 왜 그리 말들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 많은 집단의 이해관계 속에서 직접 약을 복용하는 당사자인 여성의 입장은 도외시되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자유, 나아가 낙태에 관한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기는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논쟁 자체가 누구를 위한 논쟁인지 화가 난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누구나 자신의 몸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대처할 권리가 있다.
김지원/ 97aromi@yahoo.co.kr
나는 20대 중반의 여성인데도, 약국에서 팔리는 사후피임약의 존재는 알았지만 그것이 금지된 것인지도 몰랐고 처방방법도 몰랐다. 원치 않은 성관계를 하거나 원치 않은 임신 위험에 처한 여성은 분명 존재한다. 수치심을 무릅쓰고 산부인과에 가는 여성도 있고 허가되지 않은 약을 어렵게 조제해 먹는 여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걱정만 하면서 72시간을 넘겨버리지 않을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이미 발생해버렸을 때, 여성은 몸에 칼을 대 평생의 상처를 남기는 것 외에는 선택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인터넷 독자/ i-love-herb@daum.net
피임은 인간성 존중, 그리고 삶의 질과 관련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경북대학교에서는 몇몇 학우들이 콘돔자판기 설치를 주장해 작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낙태를 했거나 낙태문제에 관심있는 이들이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인터넷 공간이 있어 소개한다. 주소는 http://cafe.daum.net/notforgetyou이다.
이수열/ 인터넷 독자
최근 메디게이트의 설문조사는 77%의 의사가 응급피임약 수입에 찬성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기사에서는 이런 사실이 언급되지 않고 밥그릇 걱정하는 의사들의 존재만 묘사되고 있다. 설문이 늦게 나와 반영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모든 의사들이 응급피임약 수입을 반대하는 것처럼 쓴 것은 옳지 않다.
최형욱/ worldbrk@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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