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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한 대처는 제발… 안이한 대처는 제발…
일본이 우리 정부의 요청을 사실상 무시하고 왜곡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외교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미 일본이 어떻게 나올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본의 태도가 특별히 놀라운 것은 아니다. 그동안 일본의 이른바 지도층인사들이 한 ‘망언’이야말로 일본사람들의 진짜 생각을 대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우리가 항의하고 아우성친다고 해서 일본인들의 역사인식이 크게 달라질 수도 없고, 그들이 역사적 과오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죄하리라고는 기대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가 우려해야 할 것은 최근의 잦은 망언과 강경한 일본의 ‘뒷처리’이다. “한번 역사논쟁을 벌여보자”는 식의 반응은 일본사회의 우경화와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시사하는 것으로 실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특히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을 우습게 생각하는 오만방자한 행태이다. 우리는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처럼 일본이 ‘아주 위험한 이웃’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일본의 역사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그동안 우리 정부가 취한 태도는 일본 정부와 양심세력들의 양식에 기대는, 처분만 바라는 식의 너무나 소극적이고 안이한 것이었다. 만성적인 망언으로 반복적 역사왜곡을 일삼는 일본에 대해 일회성 대책 마련에 급급했던 방식을 벗어나 언론을 비롯한 사회 각계에서도 일본을 정확하게 알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일본이 우리쪽 수정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추가문화개방의 무기한 연기를 검토하겠다는 말만 계속해왔다. 차제에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설정해야 한다.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여론을 충실히 반영하는 진정한 국민의 정부 기능을 해야 한다. 물론 일본을 ‘좋은 이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해야 한다. 이는 한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국제사회의 일본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지나간 세월 동안 누적된 문제들이 단시일 내에 해결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본의 양심적인 세력들과의 연대운동을 통해 일본이 진정으로 과거 사실에 대해 참회하는 것만이 동반자 관계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만일 일본이 자신의 과거사실을 참회하지 않고 계속 왜곡행태를 반복한다면 그것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어리석은 일이 될 것임을 깨닫기 바란다.
육철희/ 서울시 종로구 홍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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