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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한 말들, 바로 보는 언론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세상을 똑바로 보려면 행간을 읽어야 할 때가 있었다. 폭력정권이 언론에 재갈을 물려 기자들이 할말을 제대로 못한 탓이었다. 그 재갈이 풀린 지 십수년이 지난 지금, 신문과 잡지의 독자들에게 다시 행간읽기의 고역이 돌아왔다. 지금은 기사들이 할말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행간읽기가 필요한 게 아니다. 오히려 할말, 안 할 말, 못 할 말, 잔말, 잡말, 헛말, 쌍말 등 말·말·말들이 너무 많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왜 이런 말을 할까’ 하고 몇번씩 뒤짚어 생각해봐야만 세상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 365호 표지이야기 ‘불멸의 언론, 신화의 안녕!’은 독자들에게 이런 고역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마련한 기획이다. 언론은 세상을 읽을 수 있는 창구이다. 그런데 이 창구의 유리가 울퉁불퉁 일그러지고 심하게 균열이 간 곳도 있다. 23개 중앙언론사에 대한 사상 초유의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가 그렇게 만들었다. 세무조사를 통해 불법과 비리가 드러난 쪽한테 그 결과를 제대로 알려주도록 기대하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온갖 특혜와 법과 상식까지 초월하는 ‘관행적 권한’ 등 언론으로서의 생존 근거가 무너질지도 모르는 마당에 오죽하겠는가. 요즘 정치권에서는 언론정국과 관련한 ‘사오정 삼단논법’이 유행이다. 한나라당 대변인의 이런 브리핑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북한의 보도매체들은 비판언론을 ‘극우 또는 수구’, ‘반통일세력’이라고 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똑같은 말을 했다. 따라서 남북한 정권은 한통속이다.” 이런 논리도 가능하겠다. “개는 발이 네개이다. 고양이도 발이 네개이다. 따라서 개과 고양이는 같은 과(科)이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최근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에 대해 몇몇 신문사들이 “억울하다”느니, “김대중 정부가 탄압하려 한다”느니 하면서 지면을 통해 옹색한 변명과 정부 비판을 쏟아붓고 있다. 그들의 논리대로 따라가다가는 정말로 그들의 말이 맞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언론사 세무조사에서 드러난 중요한 사실들을 제외하거나 왜곡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그들의 말에 결코 현혹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는 기자들까지 비리사주를 옹호하고 나섰다니 이만한 권력기관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자의든 타의든 간에 사주만 바라보고 같은 편에 섰으니 비난을 피해할 수 없다. 기자의 본분을 망각한 그들이 스스로는 ‘양심적인 기자’라고 생각하는지 정말 묻고 싶다. 박재형/ 서울시 동작구 상도2동
일제시대부터 독립을 위해 피붙이를 팽개치고 풍찬노숙했던 사람들은 그 자식들에게까지 가난과 고통의 질곡을 대물림하고, 바로 그 사람들을 잡아들이고 고문을 했던 자들은 이 땅의 이른바 ‘주류’로 한 자리를 차지하며 면면히 이어오고 있음을 보고 있다. 군에서, 관계에서, 학계에서…. 또 스스로를 ‘양심적 언론인’으로 참칭하는 자들이 바로 이 주류의 중심에서 조금도 비껴나지 않았음을, 그리고 만백성의 신민화와 박정희 정권의 ‘유신’과 전두환씨가 내건 ‘정의사회’의 선두에 서왔음도 나는 목도하고 있다. 지금, 이 땅의 언론에서. 인터넷 독자/ ID: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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