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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함께] ‘NMD 딜레마’의 실체를 보기 위해 지난 3월 초 잇따라 열린 한-러, 한-미정상회담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설왕설래했던 한반도 정세의 큰 물줄기가 조율되는 자리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열음만 요란하게 들렸다. 국가미사일방위(NMD) 체계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구도가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그대로 투영된 것이다. 350호 표지이야기 ‘NMD 폭풍에 한반도가 떤다’는 강대국의 국가이익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하기 어렵게 된 이른바 ‘NMD 딜레마’의 실체를 짚어보자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 국민에게 NMD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것처럼 보였다. 정부도 NMD가 두 차례 정상회담의 최대현안인 것처럼 비쳐지며 ‘난리법석’을 떨게 되는 상황을 예견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러나 ‘NMD 폭풍’은 이미 한반도에 상륙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NMD가 추진되면서 오래 전부터 러시아·중국은 미국과 맞서 국제사회를 상대로 치열한 외교전을 펼쳐왔다. NMD 문제는 한 나라의 외교역량으로 풀어낼 수 있는 차원의 것은 아니다. NMD는 탈냉전 이후 확보한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확대 유지하려는 미국의 21세기 세계 안보전략에서 중심축을 이루는 사안이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국내외 언론들이 ‘NMD 반대=한·미 우호관계 훼손, 따라서 국가이익 침해’라는, 냉전시대에나 가능할 법한 논리로 정부의 요격미사일(ABM) 조약 지지를 공박했고, 이 논란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정부는 미국에 ‘NMD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해명하며 스스로 국제적 위상을 실추시켰다. 또 하나 짚고 싶은 것은 NMD와 형제나 다름없는 전역미사일방위(TMD) 체계에 대한 우리 정부의 모호한 태도다. 정부의 공식입장은 TMD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TMD의 핵심 구성요소인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이지스함 등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말과 다른 행동이 러시아·중국 등 주변국들의 불신을 자초할 수 있고, 남북간 군축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한 가지, 미국 국방예산 관련 기사(19쪽)에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에 대해 독자들께 양해를 구한다. 독자(habinger@freechal.com)께서 지적해 다시 확인한 결과, 미 국방예산은 90년 3587억달러, 91년 3165억달러, 92년 3286억달러, 93년 3121억달러, 94년 2903억달러, 95년 2721억달러, 96년 2656억달러였음을 밝혀둔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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