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독자와함께] 시험에 대한 맹신에 물음표를 시험은 한국사회에서 대표적인 출세 통로의 하나다. 각종 국가고시나 대학입학시험에 으레 등장하는 화제성 ‘자수성가’ 이야기는 누구나 시험을 통해 출세할 수 있다는, 다소 과장된 환상을 확대재생산한다. 그리고 시험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숱한 시험에 파묻혀 살아가야 하는 한국 시험문화의 바탕에는 시험에 대한 맹신이 깔려 있다. 시험만이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의 잣대라는 믿음이 그것이다. 이런 맹신은 각종 시험을 유지시켜주는 기반이자 더 많은 시험을 낳는 원인이 된다. 제 348호 표지이야기 ‘시험공화국, 당신은 평생수험생!’은 이런 맹신에 대해 물음표를 던져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과연 시험은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제도인가. 시험을 거치지 않고 사람이 다른 사람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방식은 우리 사회에서 정착될 수 없을까. 어떤 학자는 한국사회에서 노동자세력의 정치적 진출이 잇따라 좌절한 경험을 말하면서, 그 원인의 하나로 교육과 시험제도를 들기도 했다. 한국 노동자들 내부에 도사린, 시험을 통한 성공의 신화가 노동운동의 두터운 벽으로 구실했다는 얘기다. 즉 노동자들이 연대해 세상을 변혁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와 조건을 바꿀 수 있는데도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자기 자녀가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잘 봐 출세하면 노동자의 삶을 떨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런 의식이 노동자의 단결을 막아왔다는 설명이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시험제도가 관철되는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이른바 “시험만 잘 보면 팔자 고친다”는 시험 만능주의가 그토록 많은 시험과 ‘평생수험생’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뭔가 새로운 대안을 기대했지만 현실에 대한 개탄에 지나지 않아 안타까웠다”는 한 독자의 반응처럼, 이번 기사가 한국의 시험과 시험제도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아쉽게 생각한다. 변명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시험을 대체할 딱 부러진 대안을 제시한 전문가도 없었다는 점을 아울러 밝힌다. 다만 시험만을 최선의 평가제도라고 믿는 사회는 사람에 의한 다른 사람의 평가를 불신하는 즉, 인간을 불신하는 서글픈 사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시험공화국’을 읽으면서 학교 다니면서 느끼는 시험의 공포에서 더더욱 벗어날 수 없었다. 학교를 벗어나면 시험과 평생 이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학교졸업 이후에도 시험과 항상 부딪혀야 한다고 생각하면 두렵다. 하지만 공정하게 사람을 평가할 어떤 잣대가 없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장유진/ 강원도 인제군 북면
입시 위주의 암기식 공부만으로 승부하는 건 지적인 면을 부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지 그 사람의 개성과 창의력은 나타내지 못한다. 성적 하나로 사람을 판단하고 성적을 무시하지 못하는 이 사회에서, 앞으로 더 많은 시험을 치러야 하는 나로서는 막막할 따름이다.
심은아/ 경남 산청 간디학교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