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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함께] 주류의 오만을 깨고 싶었다 막상 시작할 때 ‘결코 쉽지 않은 기획’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움은 더해갔다. 예상 못한 건 아니었지만 ‘주류는 이거다’ 하고 딱부러지게 얘기하는 학자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취재원은 “글쎄, (주류개념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라며 처음부터 말끝을 흐리기 일쑤였다. 물론 나름대로 가다듬은 자신의 주류론을 펼쳐보이긴 했지만. 자연히 주류/비주류에 대한 정의는 취재원 숫자에 비례할 정도로 다양했다. 제 347호 표지이야기 ‘메인스트림 논쟁, 당신은 주류인가 비주류인가’는, 문제제기 자체가 다소 도발적이긴 했지만, 학계에서조차 전혀 연구되지 않았던 주제인 만큼 여기서 오는 막막함이 당장 앞섰다. 그런 막막함 속에서도 점차 주류론 속에 흐르고 있는 뭔가는 분명히 잡혀갔다. 주류는 권력이자 기회주의적 속성을 갖고 있다, 주류는 변화하는 역동적인 개념이다, 한국사회의 주류는 이데올로기적으로 반공·보수, 경제적으로 재벌체제라 할 수 있다 등. 한국사회의 주류를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해서 어렵사리 주류의 윤곽을 어느 정도 보여줄 수는 있었다. 물론 아쉬움은 남는다. 사실 이 기획에 착수하면서는 <한겨레21>이 새로운 주류론의 영역을 개척하는 단초를 마련해보겠다는 다소 거창한 기대도 있었지만 그런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기사가 나간 뒤 일부 독자들로부터 “주류론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다만 이번 기획이 주류의식의 오만,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는 발상의 위험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히 주류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기사를 통해 그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굳이 주류나 비주류를 양분론적으로 확연하게 구분지을 필요는 없지만 이 사회를 움직이는 주체나 근원이 누구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한 독자의 말처럼.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주류란 주류를 지향하고 주류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하고 스스로 주류라고 인정하며 자기가 주류라는 사실에 만족하고 그 이외에 어떤 가치나 정의도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겐 주류라는 사실만이 중요할 뿐이고 그 이외에는 순간순간의 형세와 계산에 따라서 행동할 뿐이다.
닥터김구/ <인터넷한겨레> ‘주류논쟁 토론방’에서
나는 언제나 ‘비주류’이고 싶다. 한국사회의 가장 큰 병폐가 무엇일까? 나는 “무조권 주류가 돼야 한다. 즉 주도권을 쥔 계층에 내가 포함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그 주류집단의 성원으로 살기를 갈망하는 하나의 맹목적인 지향점을 향해 달리는 세상”이라 생각한다. 주류는 그저 남들보다 나아보자는 일념, 남보다 나를 먼저 내세우는 이기주의의 발로라고 본다.
시민정신/ <인터넷한겨레> ‘주류논쟁 토론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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