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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함께] 힘들수록 소중한 신념 2000년 송년호였던 339호 표지기사는 미련이 많이 남는 기사였다. 문정현·문규현 형제신부의 삶을 이틀간의 동행취재로 다 읽어내기도 어려웠지만 두 사람의 내면에 충분히 접근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크다. 사람의 삶에는 여러 가지 ‘떨림’이 있게 마련이다. 갈등도 있고 고뇌도 있고 좌절도 있다. 하물며 유신시대부터 반독재민주화·통일운동에 매진하며 ‘이꼴저꼴 다 보고 경험한’ 두 사람이기에 그것은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짧은 안목과 글솜씨로 형제신부의 ‘삶의 떨림’까지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취재는 즐거웠다. 두 사람은 꼭 어린아이 같았다. 한겨레통일문화상을 받고 기쁨을 감추지 않는 모습을 보며 더욱 그것을 느꼈다. 두 사람은 애써 겸손한 척하거나 점잔을 빼지도 않았다. 솔직했다. 특히 미국과 싸우느라 숙어집을 끼고다니며 영어공부에 열심인 문정현 신부는 명동성당에서 한 외국인 수녀를 만나자 한국말을 잘하는 상대임에도 영어로 신나게 자랑했고 문규현 신부는 옆에서 계속 싱글벙글했다. 어머니 집에 가서도 어릴 때 똥싸고 말썽부린 이야기가 나오자 말을 막으려고 했고 서로 자기 칭찬을 해달라고 졸랐다. 굽이굽이 실존적 결단을 감행하며 가파른 삶을 살아온 이들의 태도와 행동이 어쩌면 이렇게 티없이 맑을 수가 있을까. 어쩌면 그 어린이다움이 두 사람의 오늘을 있게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밀 하나를 털어놓자면, 두 사람의 삶을 잘 아는 외고 필자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두 형제신부가 이렇다할 명망가와 그럴듯한 친교를 전혀 맺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정도 이름값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의식적으로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허허실실 관계를 맺는 이들이 있을 법도 하건만, 난감했다. 이런 어려움은 노동운동가 박순희씨에게 원고를 청탁하면서 풀렸다. 그들의 삶은 이름없이 낮은 곳에서 싸우는 이들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최근 부족함이 많지만 어쨌든 어느 정도 소파개정도 이끌어냈듯이 “몸으로 하는 싸움은 오래 걸려도 이긴다”는 두 신부의 신념은 틀린 게 아니다. 또다시 불어닥친 경제한파로 노동자, 농민, 빈민이 어느 때보다 힘든 계절을 보내고 있다. 운동의 방식도 혼란스럽고 헛갈린다. 사회도 운동도 갈등과 고뇌와 좌절이라는 ‘떨림’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두 사람의 삶을 엿보며 든 생각은 그런 떨림이 결국 사람을 살게 한다는 것이었다. 항상 몸을 떠는 지남철이 결국 한곳을 가리키듯이. 또 끊임없이 떨려야 지남철이듯이. 김소희 기자sohee@hani.co.kr
대학가 집회만을 보더라도 절로 한숨이 나오는 요즘이다. 과연 두손 불끈 쥐고 외치고 있는 앞선 사람들의 목소리는 아직도 일어나고 있지 못한 이들의 가슴을 얼마나 뒤흔들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함께 가는 이들이 있어 가는 그 길이 외롭지 않다고 누가 말했다. 어쩌면 그래서 끊이지 않는 외침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게 아닐까. 서로의 길에서 함께하고 있는 문정현·문규현 두 신부님이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는 건 왜일까. 세상엔 아직도 자신이 가는 길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그 길조차 찾지 못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하지만 자신이 인정하는 그 길에 서 있는 당당한 그들은 진정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한겨레21>도 그리고 나도 스스로의 길을 찾고 그 길을 사랑하는 이가 되었으면 한다. 최영자/ 서울시 운평구 신사동
평생을 민주화·인권운동에 헌신하고 가난한 사람들,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온몸과 마음을 던진 두 신부님들의 이야기를 읽고 가슴이 뭉클했다. 새해에는 사회 곳곳에서 드러내지 않고 두 신부님처럼 생명을 나누는 이들의 이야기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인간승리의 이야기를 많이 접했으면 한다. 신성식/ 대구시 수성구 만촌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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