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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함께] 326호를 읽고... <독자편지>
김대중 대통령께 우선 지난 방일 때 저희들 재일동포의 지위향상을 위해 일본의 지방참정권 문제를 언급해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방참정권 문제가 일본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이 마당에 이제 4∼5세대로 접어드는 지금까지 한국 국적을 견지해온 우리는 본국의 선거권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주국 주민으로서의 권리와 국민의 권리는 똑같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합니다. 국민의 권리는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나 국회가 최우선으로 다뤄야할 문제가 아닙니까. 더욱이 지난 대선 때 당시 입후보자였던 김대중 대통령님은 물론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께서도 해외국민의 선거권보장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우셨던 적이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주신 일본 지방참정권을 자세히 살펴보면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귀화하지 않은 한국인은 일본 인구의 0.5%에 불과합니다. 즉 당락이 미묘한 후보자에게 약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독자후보를 당선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하고, 결국 일본의 정당정치에 편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민당의 야마자키 전 정조회장이 주장한 대로 권리를 원한다면 귀화를 하면 되고 그대신 귀화의 문호를 넓히는 것이 좋다는 귀화·동화론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부터 왕을 중심으로 정치를 제사(際事)의 일환으로 행해온 집단적 민족주의 성향의 일본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을 ‘국민’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외국인의 참정권 문제는 그들에게 국가의 근간에 관계되는 문제입니다. 돌이켜보면 일본사회에서 자신의 ‘민족’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비굴한 존재로 우리가 전락한 큰 원인은 일제 식민지 청산을 하지 못한 한·일기본조약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와 관련된 ‘재일한국인의 법적 지위와 대우에 관한 협정’에서도 우리의 민족적 존엄성과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하등의 언급도 없었습니다. 그 결과 한·일 양국은 재일동포에 대한 역사적, 국가적 책임을 회피하게 되고 늘 애매한 존재로 방치되어 왔던 것입니다. 대통령님도 잘 알다시피 군사정권 시절 많은 동포학생이 정보정치의 희생양이 되고 고문을 받았습니다. 일본에서는 항상 조선인을 폭도와 진압의 대상으로 간주했고 북의 핵의혹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을 때 치마저고리를 입은 우리 동포 여학생이 박해를 받았습니다. 지방참정권은 그러한 상황을 해결해주는 아주 작은 수단의 하나가 될지 모르지만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한국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께서 하셔야 할 일은 지방참정권 요구만이 아니라 재일동포에 대한 한·일 양국의 공감대를 넓히고 조선인의 민족성이 존속되도록 제도적 보장을 마련하는 총괄적인 외교노력을 기울이는 일이라고 봅니다. 지난번 북·일국교정상화를 위한 회담에서 북쪽 대표는 “민족자존을 버리고 국교정상화를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일본은 한·일기본조약을 내세우며 한국처럼 북한과도 ‘경제’일변도의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쪽의 주장을 고려하여 한·일간의 보완적 조약체결을 염두에 두고 올바른 일본과의 관계를 통일국가에 승계해야 합니다. 저는 한국 정부가 재일동포의 제반 문제를 총괄적으로 매듭짓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본국의 선거권을 부여해서, 더불어 사는 21세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대통령님의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이건우/ 재일동포 2세·해외국민의 국정선거권 획득을 위한 헌법소원단 대표
처음 본 잡지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이다. 이번호부터 우리 집에서는 어머니가 나를 위해 <한겨레21>을 구독하고 있다. 종합시사주간지라서 중학교 2학년인 내가 보기에는 어려운 점도 없지 않지만 세상보는 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이번 ‘풀뿌리 통신’에 실린 연극배우 이주실씨의 기사를 정말 감명깊게 읽었다. 얼마 전 TV에서도 암투병을 하면서 성지고등학교에 내려와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이주실씨에 대해 방연된 적이 있는데,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이씨의 소식을 접해서 반가웠다. <한겨레21>을 처음 읽는 나로서는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이 잡지를 읽는 모든 사람들이 이 기사를 읽으며 나와 같은 생각을 느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이런 따뜻한 사람들의 활동을 많이 실어주길 바란다. 임은혜/ 전북 정읍시 상동
언제쯤 문화를 사랑하게 될까
논단 ‘어떤 작가의 죽음’을 읽고 필자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문호의 죽음에 대해 언론의 반응은 정말 차가웠다. 왜 그래야 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는 모든 것을 ‘돈’의 잣대로 따지기 시작했다. 문화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문화예산을 전체 예산의 5%로 늘렸다고 우리나라가 문화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전체가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소설가이자 시인인 윤후명씨의 강의에서 러시아여행을 마치고 귀국할 때의 에피소드를 들은 적 있다. 윤씨가 가지고 있던 장식용 칼이 문제가 되어 비행기를 놓칠 뻔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시집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공항수속을 밟게 해주었다고 한다. 우리보다 경제력이 약한 동구와 러시아도 문화적 수준은 훨씬 높다. 우리는 언제쯤 우리의 작가와 예술가를 사랑하게 될까. 강진웅/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동
마음의 안식을 주는 특집기사
바쁜 세상을 살면서 책을 읽는 시간은 부족하게 마련이다. 하물며 책을 읽고 평론도 하고 감상을 해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한겨레21>도 딱딱하고 어려운 정치, 경제에 관한 얘기들만 실려 있다는 생각에 제대로 읽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남아 이번 지면개편호를 펴는 순간 ‘마음에 안기는 시의 울림’이라는 특집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능동적인 독자로 시를 읽기 위하여’라는 부제부터 마음에 들었다. 세상사에 찌든, 경쟁과 무관심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여유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기사는 <한겨레21>에 여유를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도 이런 기사를 읽을 필요가 있다. 그들이 가장 ‘정신적 여유’를 길러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공현정/ 경남 마산시 구암동
소수가 인정받는 세상을 위해
학교에서 정기구독하는 <한겨레21>을 열심히 읽고 있는 고2 여학생이다. 이번호 ‘집단적으로 감행한 커밍아웃’이 특히 인상깊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동성애자들과 그들의 행사를 다룬 점에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 동성애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하루빨리 소수가 존중과 인정을 받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또, 새로 쾌도난담 진행을 맡은 최보은씨께 격려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 여성문제에 대해 무관심한 우리 사회를 통렬하게 꼬집어 주었으면 한다. 김소현/ 충남 아산시 권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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