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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사건 진실 감추기] <월간조선>은 안기부의 도우미였나 KAL 858기 사건의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무마시키는 일에 앞장선 것은 수사를 담당했던 안기부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월간조선>이었다. <월간조선>은 지난 2001년 연합뉴스가 발간한 <내외저널> 창간호가 김현희의 신분에 의혹을 제기하자, 이를 반박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월간조선>은 2001년 11월호에서 평양 특파원을 지낸 한 일본인 기자가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김현희가 북한 공작원임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안기부의 수사발표를 뒤집은 것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월간조선>은 ‘안기부가 지목한 사진 속 주인공이 아니라 그 옆의 인물이 실제 어릴 적 김현희로 밝혀졌다’고 안기부의 ‘오류’를 수정했다. 그러나 안기부는 <월간조선>의 이 지적에 대해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았다. <월간조선>은 최근 KAL기 사건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인터넷판에 2001년 11월호의 기사를 다시 올려놨다. <월간조선>은 당시 안기부의 ‘보호’를 받던 김현희를 독점 인터뷰하는 ‘특혜’를 받기도 했다. 1989년 4월 하순에 발간된 <월간조선> 5월호에는 조갑제 기자(현 편집장)가 안기부 안가에서 김현희를 ‘5일간 독점 인터뷰’한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김현희가 ‘범행’을 저지르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 기사는 김현희를 지나치게 동정적으로 묘사해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조선일보>도 ‘의혹 잠재우기’에 동참했다. 김대중 정권 출범 직후인 1998년 10월 당시 이종찬 국정원장이 이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발표하자,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음모론이 기승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라며 재조사 방침에 반대했다. 또한 지난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과 관련해 극우단체들이 KAL기 사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적이 있었다. 당시 황태연 교수(동국대)가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건을 갖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자, 역시 사설을 통해 <조선일보>는 ‘김현희에 대한 안기부의 조사는 정당했다’며 황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진상규명대책위 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한 <월간조선>과 <조선일보>의 태도는 언론의 기본적인 양식을 저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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