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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사업장의 손배·가압류] 국가가 노동자를 잡네 ‘정부가 앞장서서 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노조위원장 분신 사태와 관련해 노동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렇게 주장한다. 이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입증하는 일이 최근 발생했다. 정부가 경영하는 사업장에서 사업주가 부당한 방법으로 노동조합을 괴롭히고 있다는 판정이 정부기관에 의해 내려진 것이다. 대전지방노동청은 최근 김세호 철도청장의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조사한 뒤 이 사건을 대전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철도청은 지난 6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손배소송 청구와 함께 가압류를 신청했는데, 지난 9월 법원에 의해 조합비 가압류 신청이 기각됐다. 그러나 철도청은 지난 7월부터 조합비의 67%를 매달 ‘압류’해 왔다. 철도청은 또 지난 4월20일 노조와 2002년 2·25 파업에 대한 조합비 가압류분을 반환하기로 합의했으나 이 돈도 반환하지 않고 있다. 둘을 합하면 무려 18억6천만원(10월31일 기준)에 이른다. 철도청은 이와 관련해 “손해배상 청구액과 조합비를 상계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대전지방노동청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노동청 관계자는 “철도청의 행위는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검찰에 기소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철도노조 전상용 교육선전실장은 “파업 손실과 조합비를 상계하는 것은 채권의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법적으로 논란이 있고 일본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철도청이 해괴한 논리를 개발해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정부가 이렇게 앞장서니까 민간기업들이 따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청은 국가기관에 의해 부당노동행위로 판정받은 것에 매우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철도청 관계자는 “노동청의 시각은 우리와 다를 수 있고, 또 위법 여부는 최종적으로 검찰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파업 손배·가압류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민주노총 집계에 따르면 공공부문 사업장의 파업 가압류는 10월29일 현재 202억3천만원으로, 전체 가압류(892억원)의 22.7%를 차지하고 있다. 또 손해배상청구는 192억4천만원인데, 이는 전체(589억7천만원)의 32.6%다. 반면 파업 손배·가압류를 청구한 공공부문 사업장은 5개로 전체 사업장(46개)의 11%에 불과하다. 정부가 파업 손배·가압류에 앞장선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노동계는 정부가 가압류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공공부문 사업장의 가압류와 손배소송을 모두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는 탐탁지 않은 반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공부문 노조 파업으로 손실이 났는데, 그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으면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전면 철회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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