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추적 ] 2003년11월05일 제483호 

[새로운 공안 분위기 조짐] 파병반대의 보복이더냐

최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핵심간부들에게 일괄수배 조처가 내려지고 최근호씨와 김종일씨가 잇따라 구속되면서, 일련의 사건들이 이라크 파병반대 움직임에 대한 대응조처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의 경우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 국민행동’의 상황실장을 맡고 있었으며, 한총련은 파병반대를 외치는 ‘주도세력’ 가운데 하나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과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는 김씨의 구속 뒤 성명을 내고 “미국의 압력으로 파병을 결정한 노무현 정부가 국민의 반대로 궁색한 처지에 몰리자 이를 힘으로 돌파하기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경찰청은 지난 10월 초, 11기 한총련 간부 22명을 전격 수배했다. 수배자 명단에는 정재욱 11기 한총련 의장을 포함해 지역총련 의장과 특별기구위원장 등 핵심간부, 5·18 행사방해 및 미군 사격장 기습시위 관련자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나머지 한총련 간부와 폭력시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24명에게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 7월25일 법무부는 정치수배자 일부에 대한 수배해제와 함께 11기 한총련에는 “불법행위가 가시화하지 않는 이상 일괄수배 조처 등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다. 석달도 채 지나지 않아 원칙이 뒤엎어진 셈이다.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추진하다 사실상 ‘좌절’됐던 테러방지법도 수정안이라는 이름을 붙여 다시 떠올랐다. 정부의 이라크 파병으로 우리나라가 테러대상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테러방지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악된 부분이 많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상당수 독소 조항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며 반대의견을 밝혔다.

송소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총무는 “법무부 발표 이후 한총련이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았는데 수배된 것은 말바꾸기에 다름 아니며, 테러방지법도 기본적으로 반인권적 악법”이라며 “정부가 파병 국면을 이용해 새로운 공안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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