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추적 ] 2003년10월23일 제481호 

민주노총 잉태한 ‘골리앗 농성’

[현대중공업의 크레인 투쟁]

한진중공업 크레인 농성의 ‘원조’는 지난 1990년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골리앗 농성’이다. 당시 이갑용 현대중공업 노조비상대책위원장(현 울산동구청장)과 노조원 100여명은 경찰의 강경 진압을 피해 82m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가 13일 동안 농성을 벌였다. ‘하늘투쟁’이라 불렸던 이 농성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이후 현대 계열사를 비롯한 대형 사업장의 노동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노태우 정권은 1990년 4월25일 현대중공업이 파업에 돌입하자 파업 3일 만에 헬기와 해경 경비정까지 동원해 강경 진압을 시도했다. 그러나 노동자 100여명이 현대중공업 사업장의 가장 높은 구조물인 크레인에 올라가 장기 농성 체제에 들어가는 바람에 강경 진압에 실패했다. ‘골리앗 농성’은 당시 전노협(민주노총 전신) 소속 130여개 사업장의 연대 파업을 이끌어내며 노태우 정권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밤낮 일교차가 20도가 넘는 악조건 속에서 일부 노동자들이 폐렴 등으로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자 파업 지도부는 농성을 접기로 결정했다. 회사쪽은 농성을 풀고 내려온 노동자 51명 등 모두 7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는데 이 중 이 위원장을 포함한 15명이 구속됐다. 회사쪽은 농성에 참여한 노조원들 중 17명을 해고했다. 이 사건은 현대중공업 노사간의 불신의 골을 깊게 하는 등 큰 후유증을 남겼지만, 대규모 사업장 노조에 ‘민주노조 집행부’를 대거 탄생시켰고, 이는 민주노총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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