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추적 ] 2003년09월25일 제477호 

다국적군 지휘 요청의 속내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는 9월17일 워싱턴을 방문한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 한국 전투병의 이라크 파병 요청과 관련해 “한국이 사단급 다국적군 지휘·관리를 맡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미국이 요청한 파병 규모는 한국군이 핵심적으로 참여하는 사단급 규모의 다국적군을 지휘부를 포함해 한국군이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할 경우 한국군은 처음으로 폴란드형 다국적 사단을 모델로 해 분쟁지역의 다국적군 사단에 배치된 외국군대를 지휘관리하는 경험과 책임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언뜻 덕담처럼 들리는 이 말의 속뜻은 한국도 의료부대나 공병부대만 파병하지 말고 전투부대인 사단을 책임지는 등 ‘이라크 수렁’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으란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한국군더러 최소 여단급에서 사단급 사이의 전투병을 보내라는 것이다. 만약 한국군을 주축으로 한 다국적군이 미군 제101공중강습사단 대신 이라크 북부 모술지역에 배치되면, 게릴라 진압과 치안유지, 송유관 보호 등 해당 지역의 모든 작전 책임을 져야 한다.

한편, 한국군은 황진하 육군 중장(육사 25기)이 지난 2002년부터 키프로스 유엔평화유지군 사령관으로 근무하며 분쟁지역 외국군 지휘·관리 경험은 충분히 쌓고 있어, 롤리스 부차관보의 ‘배려’처럼 굳이 다국적군 지휘 경험을 쌓으러 이라크까지 갈 필요가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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