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추적 ] 2003년09월05일 제475호 

‘슈퍼검찰’ 걱정도 많다

대검 중수부의 약진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이 가시화하는 최근의 정치사회적 조건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최근 검찰 안팎에서는 “‘정권의 칼’ 또는 ‘대통령의 칼’이었던 조직의 위상이 실제로 달라지고 있는 것을 수사를 통해 느낄 수 있다”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 대검 중수부와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최근 수사하고 있는 굵직한 사건들인 나라종금, 굿모닝시티, 현대비자금, SK비자금 등이 현상적으로 여권에 칼날을 겨냥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앞으로 야당 역시 그 칼날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걸리는 대로, 나오는 대로 (수사)한다”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검사들의 소망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은 노무현 대통령의 ‘어길 수 없는 약속’ 가운데 하나다. 특히 검찰 인사 파동 당시 마련된 평검사들과의 대화에서 “간섭하지 않을 테니 소신껏 수사하라”고, 대국민 선언을 해버린 점도 족쇄도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청와대 안에 존재하던 검찰 통제 시스템을 없애버린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큰 상황이다. “검찰에 대한 은밀한 지시 하나가 언제든지 뒤집어서 사고가 되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는 노 대통령의 최근 언급도 이같은 상황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 때문에 8월27일과 28일 연이틀 ‘검찰 관련 발언’을 한 노 대통령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아들도 별것 아닌 문제로 검찰조사를 받았다”는 언급은 특유의 ‘오버성 말실수’로 치부하더라도, “검찰의 권력이 누구의 감독도 받지 않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겠다”거나 “대통령의 힘도 막강하다”고 한 것은 검찰 견제에 대한 강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발언의 직접적 계기를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고 정몽헌 회장 관련 강압수사 의혹과 청주지검 사건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현재 제도적인 검찰 견제 장치는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과 검찰총장에 대한 포괄적인 지휘권밖에 없다. 감찰권한이 검찰에서 법무부로 넘어간다고 해도 부분적 견제만이 가능할 뿐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슈퍼 파워’의 지위를 누릴 수밖에 없는 검찰의 존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수사(종결)권·기소권의 완전 독점에다 대통령도 견제할 수 없는 독립적 지위를 지닌다면 검찰이 파쇼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거나 “검찰권이 사회 전반을 좌지우지하고 국가정책 방향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한 변호사)는 주장이 그것이다. 검찰은 “검찰이 추구해야 할 것은 ‘정치적 독립’이지 ‘독립된 권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곱씹을 일이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




↑Back to th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