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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이슈추적 | 등록 2003.08.19(화) 제47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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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개혁 대법관의 열린 판결을… [대법관 제청, 왜 반발하나]
대법관 제청 문제와 관련해 소장판사들과 일부 부장판사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 의사표시는 법원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로는 무척 격렬하면서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대법관과 대법원의 중요성을 웅변해주고 있는 셈이다. 대법원은 최고 사법기관으로 △기본권 보장의 최후 보루 △이해관계를 최종적으로 판단해 내부갈등을 조정하고 △사회가 나아갈 바를 제시하는 이정표 구실을 한다. 대법원 판결은 특히 하급심 판결의 잣대가 되기 때문에 사회구성원들의 인생과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같은 중요성 때문에 대법관 한명의 무게와 중요성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우리 대법원은 내부 승진에서 살아남은 현직 판사들을 대법관으로 임명하는 폐쇄적인 운영방식에서 단 한번도 변화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서울대 법대 출신의 50~60대 남자’가 대부분인 인적 구성을 보이고 있다. ‘초록이 동색’인 집단이 내리는 극히 보수적인 판결은 몇년 동안 법조계의 일상적인 비판거리였다. <한겨레21>은 이같은 문제를 심층취재해 467호(7월17일치) 표지이야기로 다룬 바 있다. 이 기사에서 <한겨레21>은 대법원의 최근 보수적 판결 내용을 요약하고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전·현직 대법관 102명의 출신과 배경을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의 사태는 직접적으로는 대법관추천자문위원회의 파행과 관련돼 있지만, 이같은 근본 원인을 안고 있는 것이다. 개혁적인 대법관의 탄생을 바라는 법원 내부와 시민사회의 강한 요구에 대해 대법원은 ‘정책형’ 대법관의 탄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대법관 14명(대법원장 포함) 가운데 재판을 하는 12명이 매달 처리하는 사건 수는 개인별로 120건 안팎이다. ‘실무형’을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장판사들은 “법관 경력으로 대법관을 뽑을 수밖에 없다는 대법원의 논리대로라면 아예 재판 현장에 있는 고등부장이 훨씬 적격”이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80건을 처리하는 미국 연방대법원과 우리나라 대법원의 판결 내용과 질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점을 인정해 ‘상고허가제’를 통해 사건 수를 줄이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대법원은 대법관 제청을 번복할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대로 진행될 경우 대법원장의 최종 후보 임명 제청→대통령의 임명동의안 제출→국회의 인사청문회→대통령 임명 과정이 진행되는 내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어쨌든 판사 전체와 법원 직원, 시민사회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대법원 구성은 물론이고 법원 전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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