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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이슈추적 등록 2003.06.12(목) 제463호

[이슈추적] 한-미동맹 ‘전쟁전야’?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이어 전력증강 돌입… 대북 선제공격 등 군사적 선택의 폭 넓혀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 6월2일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묘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추진 중인 (주한 미군의 전력증강 및 재배치) 계획의 핵심은 주한미군이 (위기상황에) 신속하고도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는 6월6일치 기사에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관련시설이나 김정일 정권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할 경우, 미군에게 전술적으로 좀더 나은 위치에 있도록 해줄 수 있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위기상황 신속한 대처에 담긴 깊은 뜻

한-미동맹이 숨가쁘다.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 뒤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이 나오더니,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 최고위층에서 잇따라 110억달러어치의 전력증강 계획과 한국군 국방비 증액요청 등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안보적 상황이 1994년 핵 위기 때와 닮은 꼴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당시에도 미국은 신형 패트리어트 미사일(PAC-2) 한반도 배치를 포함한 주한미군 전력증강 사업에 박차를 가한 바 있다.

이번에 나온 주한미군 전력증강 계획에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체제인 패트리어트 미사일 최신형(PAC-3) 배치 △감시·정찰 수집능력 강화 △전쟁예비물자(WRSA) 및 정밀탄약 증대 △최신예 아파치 롱보우 공격헬기 및 무인항공기 배치 등 첨단무기 체계가 줄줄이 포함됐다. 군 관계자는 “이번 전력증강 계획 가운데 정밀유도무기를 중심으로 한 대포병 전력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미 육군이 차세대 전투부대로 새롭게 선보인 신속배치여단(Stryker Brigade Combat Team)의 한반도 배치 계획이다. 미 국방부는 중무장 기갑부대와 경무장 보병전력으로 대별되던 기존의 병력체계를 전 세계 어디서든 96시간 안에 이동해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재편하는 것을 목적으로 모두 6개의 신속배치여단 구성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8월 본격적으로 구성작업을 시작했던 신속배치여단의 해외배치 계획이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까지 신속배치여단 가운데 작전수행 능력을 갖춘 것은 미국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에 주둔하고 있는 미 2사단 제3여단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배치여단의 한반도 배치 결정은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미 랜드연구소가 지난해 미 공군에 제출한 ‘신속배치여단- 전략 대응력 제고 및 부대배치 방안 평가’라는 보고서에는 이와 관련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보고서는 신속배치여단의 목적을 “정책 결정자들의 ‘전략적 판단’에 효과적으로 부합하기 위해 압도적 전투력을 현장에 신속히 배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속배치여단이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부시 행정부는 선제공격을 포함한 다양한 ‘군사적 옵션’을 갖게 되는 셈이다.

신속배치여단 배치 결정… 한반도 위기 심화

주한미군 2사단의 한강이남 재배치 문제를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군을 이른바 ‘위험지역’에서 벗어나게 하면 대북 군사공격 결정이 좀더 쉬워질 수 있다는 염려 탓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2사단 재배치는 주한미군을 신속기동군 구조로 전환하는 미국의 해외 주둔군 재편전략의 일환이다. 오는 2007~8년에나 가능한 만큼 이를 북핵 문제와 직접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도 최근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은 전쟁 억지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결코 공세적 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주한미군의 실전 전투능력이 높아갈수록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의 그림자는 짙어만 간다. 북한 <노동신문>은 6월9일치 논평에서 “전력증강 조치는 전쟁 전야에만 있을 수 있는 군사적 조치다. 미군의 전력증강 책동이 ‘제2의 조선전쟁’으로 전환될 수 있다. …우리 식의 강력한 방법으로 단호히 대응해나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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