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추적 ] 2003년06월19일 제464호 

삼성SDS “전자정부는 나의 것”

국민과 기업의 발전을 이끌어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전자정부 사업의 ‘큰 뜻’이다. 하지만 이런 원대한 취지와 달리 전자정부의 혜택은 엉뚱하게도 일부 재벌에 집중되고 있다. 몇몇 재벌이 대규모 국책사업을 ‘독식’해서 얻는 이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일반 서민들이 느끼는 전자정부의 편리함은 이에 비하면 사소하게 느껴진다.

전자정부 사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삼성SDS다. 삼성SDS는 컨소시엄 혹은 독자 사업팀을 구성해 전자정부 11개 중점사업 중 7개를 따냈다. 2위는 6개를 따낸 LGCNS다. 그러나 사업규모를 따져보면 LG는 삼성의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삼성SDS는 전자정부 사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군구행정정보화사업(예산 808억원)과 NEIS(〃 741억원)를 따냈다. 두 사업 규모를 합치면 1500억여원으로, LGCNS가 참여한 6개 사업 예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삼성SDS는 이 밖에도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370억원) 등 굵직한 사업에 잇따라 참여해 전자정부 사업을 사실상 ‘평정’했다.

삼성SDS의 기술력이 가장 뛰어난 때문일까. 하지만 정보통신(IT)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사정은 좀 다르다. 한 대기업의 IT 담당자는 “시스템통합작업(SI)은 IT업계의 건설업으로 불릴 정도로 복마전 양상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SI산업이 순수한 기술산업이 아니라 건설업처럼 영업력이 강조되는 수주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업체들은 기술력으로 승부하기보다는 영업력에 역량을 집중해서 수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쓴다. 일단 수주에 성공하면 기술이 부족해 수행하지 못하는 작업은 기술력이 뛰어난 다른 업체들에 ‘하청’을 주면 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영업력이 강조되다 보니 사업 수주 단계에서 건설업처럼 각종 비리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보니 중소 IT업계는 대기업의 ‘부속품’ 정도로 취급받고 있다. 대기업도 감히 넘볼 수 없는 프로그램 상품과 기술력을 자체 개발한 업체가 수두룩하지만 대기업만 싸고도는 정부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못한다. 한 중소 IT업체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미국도 정부 발주 물량의 30%를 중소 IT업계에 배정하도록 법률로 정하고 있다”며 “테헤란로의 벤처가 불을 끈 원인을 되새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SI 비용의 불투명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 IT업체 대표는 “사업비 중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비용은 30% 수준이며, 아무리 많아도 50%를 넘지 않는다. 나머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건비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업체가 마음만 먹으면 사업비를 뻥튀기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매년 IT산업의 기준 임금을 발표하지만 실상과 크게 차이가 난다.

삼성SDS와 LGCNS, 현대정보기술 등 SI업체들은 전자정부 추진에 힘입어 2000년부터 영업실적이 급성장한다. 삼성SDS 등 국내 5대 SI업체의 2000년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66.3%(419억원→1535억원)나 늘어났다. 이 중에서도 삼성SDS는 매출액 기준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며 전자정부 사업에서 다른 업체들을 따돌리고 주도권을 잡게 됐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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