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추적 ] 2003년04월17일 제455호 

국정원 직원 ‘출입 금지’

<한겨레21>이 단독취재한 노무현 정부의 국정원 개편방안… 인력 감축·재배치해도 수사권 그대로 유지

앞으로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직원이 정당이나 정부부처, 언론사를 출입하면서 정보를 수집해오던 관행이 일절 금지된다. 또 국정원 1급 이상 간부 20여명에 대해 인력감축을 단행하고, 주요 부서에 집중된 호남인맥에 대해 대대적인 인력 재배치를 할 예정이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국정원 예산에 대해서도 국회의 통제권한이 강화된다.

그러나 인권침해 시비를 낳은 국정원의 수사권은 노무현 정부 아래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또 국정원을 해외정보처로 바꾸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과는 달리 해외·국내·대북을 모두 아우르는 현행 체제가 존속된다.

기관 단체 출입 관행 일절 금지


사진/ 국정원 직원의 일상적인 기관·단체 출입이 금지될 전망이다. 지난 1999년 정치사찰 의혹을 일으켰던 국회 본관의 국정원 사무실.(연합)


청와대와 고영구 국정원장 내정자는 3월 말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국정원 기본 개편방안을 확정짓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국정원 직원 11명으로 ‘조직운영 개선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실무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직은 기조실장에 내정된 서동만 상지대 교수가 직접 지휘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고영구 내정자 측근들에 따르면, 국내정보 수집의 핵심부서인 2차장 산하 대공정책실 직원들의 기관이나 단체 출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는 정치사찰 시비를 없애고,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정원 직원들이 개인적 인맥을 이용해 외부에서 사람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용인한다는 방침이어서, 정치적 논란을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7천여명에 이르는 국정원 직원들에 대해서는 신분을 보장해주되, 1급 이상 간부 상당수에 대해서는 용퇴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차관급인 1, 2, 3차장과 1급인 기조실장과 10여명에 이르는 실·국장, 14개 시·도 지부장 등 간부급 20여명에 대해서는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공정책실 등 주요 부서에 집중된 호남출신 직원들도 재교육을 통해 다른 부서로 재배치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체조사 결과 대공정책실의 호남인맥이 52%에 이르는 등 인력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인력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치적 시비 최소화 정도에 그쳐

그러나 민변 등 시민사회단체가 인권침해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해온 국정원의 수사권은 대공수사의 부실화를 우려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수사권 남용을 막기 위해 검찰의 지휘통제권과 법원의 견제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법률을 정비하기로 했다. 또 국정원을 해외정보처로 전환하는 대신 국내정치 담당 부문을 축소하고 해외정보 수집에 주력하는 쪽으로 국정원을 개혁한다.

고영구 내정자의 한 측근은 “국정원 개혁작업이 시민사회단체의 기대에 비춰보면 혁명적이지는 않다. 대신 운용과정에서 정치적 시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기본틀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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